2012 법무사 9월호

고소장 작성을 마친 나는 잘 마른 네 잎 클로버 하나를 꺼내 들였다. 그리고 고소장 말미에다 곱게 붙였다. 여인이 이 고소장을 보게 된다면 그것 역시 그녀의 행운일 것이고, 고소를 하지 않는다 해도 다른 행운이 찾아와 잃어버린 보증금의 손실분을보충할수 있게 되기를바라는마음에서였다. 권 설정을 해줬느냐고 따졌지요. 내용증명도 보냈 고요" “그러니까 뭐라고 하던가요?” "순 거짓말을 하더근片l요 다른 채권자가 있어 근 저당권 설정을 할 수도 있으니 빨리 확정일자를 받 으라고 알려주지 않았냐고 박박 우기는 거예요. 나 원. 그런 말을 들었다면 제가 확정일자 받는 걸 며칠 씩이나 미뤘겠어요?” "집주인은 보증금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하고 있 습니7}f?” "준다고는 하지요 걱정하지 말라면서요. 그런데 당장은 없으니 L~갭| 돈 생기면 주겠다고만 하고 있어요" ‘‘네. 그렇다면 먼저 고소를 하셔야겠습니다. 집주 인의 소행에 고의성이 있어 보이네요" ‘‘네? 법무사남 그런데 고소를 하지 않고 돈을 받 아낼 방법은 없을까요? 제가 교회 권사여서 남을 고 소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요.” 거기까지의 대화로 사건의 실체는 거의 밝혀졌 다. 세입자인 여인이 온전하게 입주할 때를 기다리 지 않고 다른 채권자에게 근저당권 설정을 하도록 한 것은 배임죄의 성립 여부를 따져보fOt 할 듯싶었 다. 그리고 만일 집주인이 처음부터 세입자를 속일 생각이 있었다면 사기죄의 성립 여부도 따져보fOt 할 것이다. 그러나 종교적 신앙을 앞세운 여인은 형사 적 고소보다는 민사적 해결방법을 찾고 있었다. ‘‘민사재판은 언제 제기해도 이길 수 있습니다. 그 러나 그 재판에서 이겨본들 현실적으로 보증금을 받 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거예요. 집주인이 악의적으 로 근저당권 설정을 한 것으로 보이니까 말입니다. 형사적 고소를 해서 집주인의 악의부터 밝히는 것이 좋을것같습니다만" ‘‘휴~. 우리 남편도 교회 장로라서요 어찌 생각 할지 모르겠네요. 상의를 해보pt겠어요’’ 여인은 또 한 번 긴 한숨을 내쉬고는 사무실을 나 섰다. 나는 여인을 뒤로 한 채 곧장 방금 전의 대화 를 기초로 사기와 배임의 구성요건에 맞춰 고소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여인이 내 조언대로 형사적 고 소를 할지 안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때를 놓치먼 사안에 대한 이해가 무뎌져서 다시 장 시간을 대화로 소모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후 고소장 작성을 마친 나는 책상 서랍을 열 어 고이 보관해 두었던 잘 마른 네 잎 클로버 하나 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고소장 말미에다 곱게 붙였 다. 여인이 이 고소장을 보게 된다면 그것 역시 그녀 의 행운일 것이고, 고소를 하지 않는다 해도 다른 행 운이 찾아와 잃어버린 보증금의 손실분을 보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Oil서였다 한여름 폭염이 지나고 이제 가을이 찾아올 시간 이다. 그간 더위에 지치고 오랜 불경기로 마음까지 지친 우리 모두에게 내 □~즙 속에 따놓은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선물하고 싶다. E用; 힘내자. 행복도 행 운도 알고 보면 이미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다 . • 법무사일기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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