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법무사 12월호

결혼중개업체 통해 만난 베트남 신부와 정식 결혼 내일 모레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바라보는 노 길동(49, 가명) 씨는 지난 2010년 여름, 결혼을 결심하고 국제결혼 중개업체인 (주)글로벌미팅을 찾아가 국제결혼 중개계약을 체결한 후, 베트남 출 신의 부티흐엉(25, 가명) 씨를 소개받았다. 예비신부를 직접 만나보기 위해 호치민으로 향한 노 씨는 부티흐엉 씨와 만나 그녀의 부모님에게도 인사를 드렸다. 그가 귀국하고 2011년 2월에 부티흐엉 씨가 뒤따 라 입국하면서 두 사람은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 고 혼인신고와 외국인등록증 발급 등 제반 절차를 밟은 후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결혼 13일 만에 신부 가출, 중개업체 상대로 소송제기 그러나 그녀가 한국에 온지 13일이 된 날 아침. 잠에서 깬 노 씨는 부티흐엉 씨가 사라져 버린 것을 알게 됐다. 백방으로 그녀를 찾아 나섰지만, 그녀는 이미 가출해서 베트남으로 떠나버린 뒤였다. 노 씨 는 매우 허탈했으나 곧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 확정판결을 받았다. 결국 모든 일이 물거품처럼 없었던 일이 되어 버 리고 나자 노 씨는 국제결혼을 위해 (주)글로벌미 팅에 거액의 중개료를 지불한 것에 억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가 부티흐엉 씨를 소개받기 위해 (주)글로벌미팅에 지불한 돈은 1,300만 원이었다. 마침내 노 씨는 “결혼을 시켜달라고 했는데 신부 가 도망가 결혼생활은 해보지도 못했다”면서 (주)글 로벌미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 “신랑에게 중개료 중 3백만 원 반환” 판결 울산지법 민사2부(재판장 손현찬 부장판사)는 지 난 11월 2일, 노 씨가 국제결혼중개업체 (주)글로벌 미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2012나 1092)에서 “(주)글로벌미팅은 노 씨에게 300만 원 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글로벌미팅은 공항에 서 노 씨에게 신부를 인계할 때 임무가 종료됐다고 주장하나 국제결혼 중개계약에 관한 공정거래위원 회 표준약관에 따르면 국제결혼 중개사무는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 입국해 실질적인 결혼생활을 시작 해야 종료하는 것”이라며 “베트남 신부가 한국에서 실질적인 결혼생활을 시작하지 않았으므로 (주)글 로벌미팅은 노 씨가 지급한 중개료 1,300만 원 중 결혼비용과 일부 보수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반환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제결혼을 주 선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은 일종의 민법상 위임계약”이라며 “일반적인 물건의 매매, 중개계약 과는 달리 결혼중개계약은 가정을 이루는 것을 목 적으로 하므로 신부를 회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 위임계약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신부가 한국에 온 지 13일 만에 가 출한 것이 (주)글로벌미팅 때문이라고 볼 수 없어 (주)글로벌미팅도 이미 처리한 사무에 대한 보수를 일정비율 청구할 수 있는 만큼, 반환금은 선지급한 1,300만 원 중 300만 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 외국인신부, 결혼직후도망가면 중개업체가배상! 울산지법 민사2부 판결 신부 인계 후 실질적 결혼생활 해야 위임계약 종료로 볼 수 있어 알 뜰 살 뜰 법 률 정 보 68 『 』 2012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