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4월호

15 않은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에게는 일 본 리걸서포트의 성공사례가 있다. 일본의 성공사례 에 대해 언급하면 일본과 우리는 여건이 다르다는 말 을 하는 분들도 있다. 무엇이 다를까? 필자는 지난 3월 16일에 일본 관동지역사법서사협 의회가 주최하고, 치바사법서사회가 주관하는 ‘사법 서사회 114주년 기념행사’에 초청을 받아 방문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치매가 걸려도 사랑하는 사람」이라 는 연극과 퀴즈 토크쇼 형식의 「시민공개강좌」가 진 행되었는데, 행사장에 도착한 필자는 깜짝 놀랐다. 사법서사회가 추최하는 행사에 일반시민들이 아침부 터 줄을 서 기다리다가 선착순으로 입장해 1,000명 을 수용하는 시민회관 관람석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연극의 내용과 ‘시민공개강 좌’라 이름붙인 법률 강좌의 방식이었다. 연극은 아버 지의 49제에 참석한 가족들이 치매에 걸린 것으로 짐 작되는 어머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던 중, 아는 사 법서사를 불러 상담을 한다. 상담을 하다 보니 비단 어머니 문제뿐 아니라 손자가 당하는 악덕추심업자 의 횡포, 이혼한 딸의 양육비 문제 등 가족들의 소소 한 법률문제를 상담하게 되고, 그에 대해 사법서사가 법적 조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스토리였다. 극의 완성도나 스토리가 꽤 짜임새 있어 재미있었고, 연기자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이어 열린 「시민공개강좌」 는 퀴즈대회에 토크쇼를 가미한 형식으로 일본사법서사회연합회 홍보대사인 개그맨 2명이 진행했는데, 상당히 재미있고 어린이부 터 고령자까지 모두가 시종일관 너무나 진지하게 참 여하였다. 모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시민들을 보면서 ‘시민과 함께 하는 법률가’의 실제적 인 모습을 그릴 수 있어 큰 감명을 받았다. 그런데 가장 놀라운 일은 연극에 출연하는 모든 배 우가 동경사법서사회 소속 사법서사들 이라는 사실 이었다. 동경사법서사회의 지원(물론, 배우들의 출연 료는 무료다)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사법서사 극단은 벌써 10년이 넘게 각 지방사법서사회가 주관하는 행 사를 순회하면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데, 시민들로부 터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필자는 이 두 가지 공연을 보면서 법률도 연극과 퀴즈 토크쇼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신기 했고, 대중적인 재미뿐 아니라, 그를 통해 대중들이 즐기면서 쉽게 법률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 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고 상 시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그 모든 것 이 회원들의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참여에 의해 만들 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고 정말로 많이 부러 웠다. 사법서사들이 이 행사에 필자를 초청한 것은 직접 공연을 보고 괜찮으면 자신들이 자비 부담으로 한국 에 와서 한국어 공연을 해주겠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서였다. 사법서사들은 국제적인 성년후견제도의 발 전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날 경험을 통해 필자는 같은 자격사임에도 오늘 날 일본 사법서사와 우리 법무사가 사회적 지위와 역 할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에 의한 조직적 노력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본의 사법서사들은 사법서사회의 회원으로서 연 구활동과 다양한 공익 활동을 하고 있으며, 리걸서포 트의 각급 위원회 활동과 홍보활동도 몇몇 소수만의 활동이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일상업무의 연장으로 사무실 업무를 하듯 생활의 일부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고 조직의 사업으로 외화시 켜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사법서사들은 회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와 함께 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자신의 지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한 후에 봉사하기 위해 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 활동 자체가 생계활동’이라는 점은 필자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조직적 노력 없이는 어떤 새로운 업무도 창출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성 년후견본부도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활동에 그 성 공 여부가 달려 있다. 회원 모두가 참여해서 일본과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하여 배울 것은 배우고, 우 리 실정에 맞는 성년후견인제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앞으로 우리 성년후견본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회원들의 자발적 에너지를 어떻게 조직화 해내느냐 에 있다. 뜻있는 많은 회원들의 열정적인 참여를 간 절히 바란다.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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