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5월호

2) “諸將易得耳. 至如信者, 國士無雙.” 를 관리하는 직책)라는 보잘것없는 벼슬을 받 았고, 그나마 법에 저촉되어 사형을 받기 직전 까지 갔다가 등공( ) 하후영( )을 만나 겨우 목숨을 건졌고, 그의 추천으로 치속도위 (治粟都尉 : 보급을 담당하는 군관)가 되었지만 한왕은 그를 비범한 인물로 여기지 않았다. 한신은 승상(丞相) 소하(蕭何 : ? ~ B.C.193) 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소하는 한신이 뛰어난 인물임을 알아보았다. 한왕은 한중(漢 中) 땅을 영토로 받아 수도인 남정(南鄭)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도망친 장수가 수십 명이 되었다. 한신 역시 중용되지 않자 실망하여 도망쳤다. 소하는 한신이 도망쳤다는 말을 듣자, 한왕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직접 그의 뒤를 쫓았다. 누군가가 한왕에게 “승상 소하가 도망쳤습 니다.” 라고 고하자 한왕은 크게 노하여 마치 두 팔을 잃은 것처럼 실망했다. 며칠이 지나 소하가 돌아와 문안을 드리자 한왕은 화도 나고 반갑기도 하여 소하를 꾸짖 었다.“그대가 도망을 쳤다니 어찌 된 일이냐?” “신(臣)이 어찌 감히 도망을 쳤겠습니까? 다 만 도망간 사람을 뒤쫓았을 뿐입니다.” “그대가 뒤쫓은 사람이 누구란 말이냐?” “한신입니다.” 그러자 한왕이 다시 꾸짖었다. “장수들 가운데 도망친 자가 열이나 되는데 그대는 누구 하나 뒤쫓아 간 일이 없지 않으 냐? 한신을 뒤쫓았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그따위 장수들은 얼마든지 얻을 수 있습니 다. 한신 같은 인물은 일국(一國)에 둘도 없는 인물입니다. 2) 왕께서 앞으로 한중의 왕으로 만족할 생각이라면 한신을 쓸 필요가 없습니 다. 그러나 기어코 천하를 놓고 다툴 생각이라 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 일을 꾀할 만한 사 람이 없습니다. 어떻게 할지는 왕께서 결단하 실 문제입니다.” “나도 동쪽으로 나가서 천하를 다투고 싶은 생각이오. 어찌 갑갑해서 오래도록 이곳에 머 물러 있겠는가?” “왕께서 굳이 동쪽으로 나갈 생각이면 한신 을 등용하십시오. 그러면 한신은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끝내 달아나고 말 것입니다.” “경의 생각이 그렇다면 경을 위해서라도 그 를 장군으로 삼겠소.” “장군으로 삼아서는 한신이 반드시 머무르 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장군으로 삼겠소.” 소하가 만족해하였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옵니다.” 이리하여 한신은 대장군이 되어 위(魏)·한 (韓)·조(趙)·제(齊) 등을 공략하고, 항우를 해 하(垓下)에서 크게 깨뜨려 천하통일에 큰 공을 세웠다.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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