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배경도 집 근처의 갈대숲이고, 주인공 할머니 와 어린 나이에 잃은 의붓딸 소녀 사이의 교감과 헤 어짐의 공간이다. 하지만 이곳은 전쟁의 상혼이 어려 있는 한숨 어린 공간이기보다는 자그마하고 나직한 일상의 목소리가 주고받아지는 공간이다. 어머니이기도 한 할머니와 그의 의붓딸의 놀이로 밝아진 집의 마당은 그들의 노동과 구분되지 않는 재 미난 일상의 기억 모두가 녹아있을 뿐만 아니라, 현 재에까지 이어지는유희의 공간이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할머니는 치매다. 비명에 간 의 붓딸은 남편이 어디서 만들어 왔는지 모르는 원수가 아니라, 내 배 아파 낳은 3남과 전혀 다르지 않은, ‘내 강아지, 내 새끼'였고, 내일이면 험마’라고 부르며 편 안하게 떠나갈 콜라소녀의 고모이다. fL卜 야시1 타방£ 따 1!.'l11- 1 1i1~o i--쳤었는다 •• ‘콜라’ 와 ‘소녀’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된 제목 때문 에, 청춘의 자기소모적 일탈이나 대중문화에의 기호 같은 걸 연상했던 것은 필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연을 보고 나면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오는 걸 느낄 수 있다. 대사 한 마디를 인용해 본다. 그 날 콜라 마시고 얼마나 울었다고… 콜라 마시고 트 림 하면 눈물 L沿t아 .. 트림 할 때마다 아프지 말라고 고 모가 코 잡아줬었는대 .. (손녀) 큰아들의 회갑을 맞아 온 둘째와 셋째 아들, 그리 고 그들의 아내들은 모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다가, 점점 노골적으 로 곧 관광사업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값이 올라간 땅을 팔아서 자기네 사업 자금을 대 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한다. 그 땅의 마중물은 죽은 명희의 사망 보험 금이다. 그러나 칠면피 자식들을 혼내는 결말로 가지는 않 는다. 할머니는 아들들의, 며느리들의 성토와 아집어 린 주장을, 다 듣고도 못 들은 척한다. 멀리 명희를 보내면서 손을 혼드는 어머니를 따라, 자식 모두와 손녀도손을혼든다. 돈몇 백만원, 아니 몇 천만원에 행복이 좌우되는 그들의 사연은, 처음에는 지나친 속물근성이다가 이 내 모두가 공감하는 아픔과 실존의 고달픔으로 메아 리쳐온다. 이런 작품, 버거워진다. 모두가 미워할 순수한 악 역이 있어야 편을 가르고 감정이입 하기가 편한 법인 데…. 그러나 이것이 우리 삶의 부조리한 일면이고, 특히나 가족 문제에서는 정의의 잣대를 들이밀기가 곤란하다. 이 작품이 웰 메 이드(well―made drama) 인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자칫 너무 무겁거나 표피적 대사, 연기의 가벼움 으로 때워질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이토록 잘 버무 린 작가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와, 그 전에도 함께 호흡하며 좋은 공연을 만들어 냈던 연출가의, 이제는 반열에 섰다고 할수 있는 지휘 능력은 각기 특색 있 는 재미를 주는 캐릭터로 무장한 배우들의 열연과 함 께 80여 분의 관람을 아쉬워 하며 눈물을 홈치고 박 수를치게 만든다. 기꺼이 가족과 함께 길지 않은 시간을 들여, 한바탕 눈물을 쏟아내고 서로를 응시하게 할 작품, 많은 좋은 공연 가운데서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필자는 가까운 법무사님들을 모시고 관극 번개를 한 번 추진해 볼까 한다. 함께 공연을 보고, 명배우들과 함께 맥주 한 잔 나누는 뒤풀이도 하면서 말이다 . • ·일 시 : 2013년 7월 19일(금) ~ 8월 25일(일) ·장 소:아트원씨어터3관 •공연시간 : 평일 앉、1 / 토 3시, 6시 / 일공휴일 3시(월쉼) • 문 의 : (02) 889-3561, 3562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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