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9월호
수상 “앵무새를찾습니다” 최 진 태 ■ 본지 편집위원·대한법무사협회 감사 ·법학박사 리켓치아 균에 감염된 앵무새를 찾는 전단 “애완 앵무새라서 사람 어깨에 잘 날아오릅니다. 아 파트 단지 안에서 날아가 버렸는데, 혹시 발견하시거나 보관하신 분께서는 000-000-0000로 연락 바랍니다. 사례하겠습니다. 지금 병이 있는 관계로 약 투약 중에 있어서 약을 먹이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발견 하신 분께서는 연락 꼭~ 부탁드립니다. (발목에 검은 색링 000번호가적혀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산책길에 나서는데, 이런 전단지 하 나가 아파트단지 내외 기둥과 벽에 부착되어 있었다. 전단지 위에는 손바닥에 앉아 있는 앵무새의 사진이 선명한 칼라로 인쇄되어 있었다. 누군가 사랑하는 애완 앵무새를 잃어버리고 전전 긍긍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익일에 다시 산책길에 나와 보니 그 전단의 내용이 일부 변경되어 있었다. “앵무새가 리켓치아 균에 감염되어 치료 중이라 사 람에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찾아주신 분에게 금 10만 원을사례하겠으니꼭연락바랍니다.” 애지중지하던 애완용 앵무새를 잃고 가슴앓이를 단단히 하고 있는 그 사람은 수일간 읍소(泣訴)에 가 까운 호소를 하고 있었다. 1997년 9월 경, 나는 미국 F.B.I에서 주최하는 국 제청소년범죄·마약범죄회의 참석차 간 길에 요세미 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을 탐방한 일이 있다. 미국 태평양 근처에 있는 프레즈노(Presno)를 출발해 알팔파가 잘 자라고 있는 대목축지대를 지나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북록(北麓)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공원의 입구에는 히말라야시더가 큰 키를 뽐내고 있었 고, 참나무 숲에서는 다람쥐가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동물의 천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나무 사이사이 통나무로 만든 간이식당과 선물가 게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이 공원은 사람 들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검은 곰들이 잘 보호되고 있어 나무 위에서 재주를 부리며 놀고 있는 천진난만한 곰 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곰을 사냥하는 자에게 3만 달러 이상 의 벌금 또는 5년 이상의 체형에 처하기 때문에 곰 사 냥이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우리나라 사람처럼 곰쓸개를 빼먹거나 하는 몰지각한 짓을 하는 사람도 없으니 곰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고 친숙하게 여겼다. 자신이 태어난 터전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살아갈 권리가 있는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무참 히 살상 당하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야생동물 밀렵에 대한 뉴스가 간간이 전파를 타고 나오기도 하는 것과 는 달리, 요세미티공원은 빽빽한 수림 속에서 한가로 이 뛰어노는 곰, 다람쥐, 토끼 등 동물의 천국이었다. 장엄하게 펼쳐진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 72 『 』 2013년 9월호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