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0월호

문화가 산책 I 미술 김 청 산 ■ 법무사(서울중앙회) ·본지 편집위원 ·연극배우 필자에게는, 고 향에 내려가면 편 할 수도 있는 생활 을 굳이 서울(정확 히 말하면 대한민국 의 수도권)에서 영 위해야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가 본업인 법무사업을 영위하면서 업계의 선 후배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고 함께 호흡하고자 하 는 때문이고, 둘째는 역시 각종 예술 활동과 인문학 적 대화, 특히 필자가 강하게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공 연 예술의 감상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고급 교 양에 대한 향수(?)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는 고갱의 3대 걸작 더구나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초고가의 예 술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행사의 경우, 한번 놓 치면 개기일식이나 혜성의 구경처럼 한 세대를 더 기 다려야 그 감상의 기회를 다시 가질는지도 모를 일이 다. 피카소, 클림트, 고흐, 고갱 등 대가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단돈 일이만 원을 내고 누리는 문화예술의 향취란, 직접 겪어 보거나 준비된 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 은 동의하기 어려운, 에피쿠로스(Epikuros)가 말하는 ‘아타락시아(ataraxia)’, 혹은 스토아 학파(Stoics)의 ‘아파테이아(apatheia)’의 경험을 안겨준다. 거칠게 말하면, 철학(인문학)적 사고와 좋은 예술 작품의 감상은 우리 정신의 고양에 필수 혹은 충족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그래 서 생계의 부담을 안고라도 쉬이 귀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필자는, 아내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되고 있는 고갱의 작품들을 볼 기회를 가졌다. 「설교 후의 환상」(1888), 「황색 그리스도」(1889), 「우리 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 가」(1897-1898)는 고갱의 3대 걸작으로, 인상주의와의 결 별을 알리며 상징주의, 종합주의의 탄생을 알리게 된 브르 타뉴 시기의 대표작 두 점과 타히티 시기의 대표작이다. 이처럼 고갱의 3대 걸작이 한 전시에 동시에 소개되는 일은 고갱 전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외에 고갱의 걸작 반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의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1890~1891), 「타히티 의 여인들」(1891), 런던 테이트 갤러리 소장의 「파아 이헤 이헤(타히티 목가)」(1898) 등은 이번 고갱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걸작들이다. <안내 책자에서 인용> “고갱님, 당황하셨습니까?”… 고갱(E. H. Paul Gauguin)은 고흐(Vincent van Gogh) 앞에서 당황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서울시립미술관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展 76 『 』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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