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1월호
삶이 막막할 때면 떠올리는 사막, 모래의 바다 수년 전 친지의 초청으 로 중동의 진주, 중동의 뉴욕이라고 불리는 ‘두바 이’를 여행한 적이 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방 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아라비아만 연안 에 위치하고 있다. 1966년 유전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한가한 어촌에 불과하였던 두바이는 유전개발과 함께 부동산 투자와 건설 붐으로 중동지방의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부 상하고 있었다. 내가 두바이에 도착했을 때에는 207 층, 828미터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부르즈칼 리파’가 삼성물산의 시공으로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1월인데도 두바이는 초가을 날씨처럼 삽상하였다.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두바이 여행에서 버스투어도 인상적이었지만, 나는 사막 사파리를 결 코 잊을 수가 없다. 힘센 사륜구동 지프에 몸을 싣고 두바이 시가를 벗어나자 곧바로 사막이었다. 내가 처음 본 사막은 모하비사막이었다. 샌프란시 스코에서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기 위해 버스로 이동 하면서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모하비사막, 중간중 간 휴식을 위해 버스가 멈춰 섰을 때 밖으로 나와 난 생처음으로 보는 사막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그러 나 모하비는 모래사막이 아니라 개간하지 않은 황무 지에 가까웠다. ‘돌아온 장고’가 기관총이 담긴 관을 끌고 가던 황야 그대로였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동사서독」에 나오는 모래사 막을 기대한 나로서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지만, 두바 이사막 사파리는 제대로 모래의 바다를 보여줬다. 지 프 운전기사는 경사가 가파른 모래 언덕을 S자를 그 리며 넘기도 하고 모래언덕 경사면에 붙어서 마치 딱 정벌레가 기어가듯 곡예운전을 즐겼다. 우리가 비명 을 지를 때까지. 해 질 녘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위산이었다. 높이 가 50m도 안 되는 바위산에 오르니 한없이 펼쳐진 모래 바다 끝으로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아내 의 이름에 ‘제비 연(燕)’자가 들어있어 나는 아내를 애 칭으로 ‘제비’라 부른다. 평소에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란 여간 쑥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노을지 는 사막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나는 모래 위에 커 다랗게 ‘제비야 사랑한다’라고 썼다. 아내는 사랑한다 는 글씨 옆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느덧 사막에 어둠이 내리고 모래언덕 위에 별이 쏟아졌다. 팔에는 전갈 문신을 새기고 낙타를 타고 물 담배를 즐겼다. 그 날의 사막여행 이후 나는 삶이 막 막해질 때면 사막을 떠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사막은 나에게로 와서 영원한 로망이 되었다. 사막여행가 아킬 모저 이전에도 사막 탐험가는 수없 이많았다. 게르하르트롤프스, 하인리히바르트, 뭉고파 크, 앙투안드생텍쥐페리, 알베르트폰르코크, 테오도르 모노, 스벤헤딘, 반아이크…. 아킬모저는이들사막탐 험가선배들의책을읽으며사막여행의꿈을키웠다. 법무사의 서재 영원한 로망, 사막이여! - 아킬 모저의 『당신에게는 사막이 필요하다』 임 익 문 ■ 법무사(전라북도회) 70 『 』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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