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1월호
문화가 산책 I 뮤지컬 김 청 산 ■ 법무사(서울중앙회) · 본지 편집위원 · 연극배우 ‘환생·동성애’ 소재 로 한 영화 원작, ‘뮤지컬’로 재탄생 이미 십여 년 전 에 영화로 제작되어 수많은 관객의 심금 을 울린 작품 「번지 점프를 하다」가 5년 여의 준비 끝에 뮤지컬로 리메이 크(re-make)되어, 작년에 성공적인 초연을 한 후 다 듬어 이번에 장기공연중이다. 더블캐스팅(double- casting)이고,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공연 내내 아 련한 향수와 애틋한 정서의 환기를 경험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well-made) 작품 한 편을 본 것이 자그 마한 소득으로 남았다. 1983년 여름,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눈에 반 하는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 남자 인우의 우산에 당돌하 게 뛰어든 여자 태희. 인우의 마음은 온통 그녀로 가득 찬 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가슴 설레고, 그녀의 손길이 닿은 물건은 무엇이든 소중해지면서 사랑은 무르익어 간다. 때 로 다시는 안 볼 것같이 싸울 때도 있지만, 금세 서로를 애 타게 갈망하는 이들 앞에 인우의 군 입대라는 짧은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서로에게 짧은 이별이라 위로했 던 그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지는데… 그녀와 닮은 그 사람과의 만남. 너지, 태희 너지? 2000 년 봄, 사랑은 계속된다. 사랑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한 가 정의 가장이자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인우. 그러나 아직도 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의 앞에 그녀 의 흔적을 간직한 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녀처럼 새끼손가 락을 펼치는 버릇이 있고, 그녀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은 17년 전 태희처럼 그의 인생을 송 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이토록 그녀를 닮은 그 사람에게서 인우는 다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공연소개에서 발췌> 스토리 소개는 위 발췌문으로 충분하고 더 이상은 지면낭비일 것이다. 필자의 고유한 시선으로 보는 몇 가지의 감상 포인트를 적는 것이, 각자의 관점을 가 진 독자에게도 개별적 충돌과 일반적 공감으로 이어 질 것이라 믿는다. 제작진에게는 미안하기도 한 말이지만, 역설적 이게도 이 작품을 보고 나면 다시 원작 영화가 보 고 싶어진다. 다시 DVD를 구하거나 저작권 관련 캠페인(campaign)에 나오는 ‘굿 다운로더(good downloader)’로서 동영상 파일을 다운받아서 영화를 본 관객이 7할은 넘을 것같다. 그만큼 원작의 시나리 오가, 인물(character)의 설정이나 구성(plot)이, 정 서의 쌓아올림이 탁월했다는 방증(傍證)일 것이다. 더구나 흥행에 있어 몇몇 황금기를 넘기고는 보 사랑할수밖에없기때문에 당신을사랑합니다 ! 두산아트센터,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하다」 74 『 』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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