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2월호

마음을 여는 시 이 덕 상 I 법무사(충북회)·시인 쓰르래미 들꿩이 싱겁게 우는 산마루 너머 감자밭 이슬옷 턴 자주꽃바다 풋색시인 양 청초하다 이름을 들뫼에 묻은 엄니에겐 감자 한 포기도 피땀으로 물 주던 자식이었다 새끼 친 감자 실한 그런 보리누름엔 뻐꾸기는 유난히 설리 울었다 추녀 밑에 불노을 가득 머물던 날 노냥 나는 봉당에서 초승달이 된 놋숟갈로 눈 자국 깊은 햇감자를 깠다 산그리매 마당에 지는 해어름 집에 드는 님들과 황소는 언제고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러기 나는 전가(田家)의 밤 오지화로 감자 익는데 적삼에 보릿고개 지고 광영(光榮)의 날 찾아 헤매던 고흔 님들 보고지워 보고지워 흰머리 엉클어진 빛 바랜 몰골로 오늘도 나는 애곡(哀曲)의 새납 불며 풍각쟁이로 떠돕니다 고향스케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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