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2월호
권두언 맹 태 균 ■ 언론인·청주대 겸임교수 성공리더의키워드 ‘경청(傾聽)’ 4 『 』 2013년 12월호 소통리더십의출발, ‘공감적경청’ 현재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소통 리더십’이 주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소통이란 시쳇 말로 말이 통한다는 얘기인데 소통의 출발은 말하기가 아니라 ‘경청(傾聽)’이다.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경청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고, 이는 모든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적절한 언어로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경청이 되지 않는다면 그는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할 수가 없다. 서양에서는 경청을 리더와 구성원 간 소통의 시작점으로 보고, 정보의 명확한 이해를 위한 기능적 관점 및 상호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한 선행 단계로 인식한다. 스티븐 코비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 관』에서 듣기의 수준을 5단계로 구분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 ‘공감적 경청’을 꼽았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 를 갖고 듣는 태도다. 물론 머리와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는 자세다. 리더의 듣기는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그를 독대한 글로벌 IT(정보기술)기업 오토데스크의 CEO(최고경영자) 캐럴 바츠는 “클린턴을 만나는 동안 이 세상에 마치 클린턴과 나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클린 턴의 경청 능력에 찬사를 보내는 글을 윌 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바 있다. 클린턴이 성(性)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성공한 대통령으로 뽑힌 것은 이와 무관하 지 않다. 경청은 사람을 친숙하게 하고, 관계성을 강화하는 약효가 있는 명약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위대한 커뮤니케이터(the Great Communicator)’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영화배우 출신답게 말을 잘 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속마음을 파악하는 노하우를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수직적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의 경청은 듣고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리더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관 계형성으로 확대한다. 한자(漢字) ‘청(聽)’에 담긴 소통의 지혜를 보자. 글자를 풀어보면 ‘듣는 것이 왕’(耳王) ‘열개의 눈(十目)’ ‘하나의 마음(一心)’이 들어 있다. 모두 일맥상통하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자의 경청은 영어의 경청에 해당하는 listen보다 그 의미가 훨씬 풍부하다. 한국의 경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는 역시 세종대왕을 꼽을 수 있다. 세종의 리더십의 핵심은 신하들의 의견을 두루 듣는 경청을 통한 소통이었다. 세종은 왕위에 오른 첫날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하는 것”이라면서 “신하들의 의견을 두루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신하들에게 “나의 허물과 정 치의 그릇됨을 직언하라”면서 끊임없이 직언을 요구했다. 그리하여 각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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