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2월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는 역시 세종대왕을 꼽을 수 있다. 세종 리더십의 핵심은 신 하들의 의견을 두루 듣는 경청을 통한 소통이었다. 세종은 왕위에 오른 첫날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하는 것”이라면서, 신하들에게 “나의 허물과 정치의 그릇됨을 직언하라”며 끊임없 이 직언을 요구했다. 그리하여 각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 “ 5 세상변화에귀막는권위적리더십, 역사의뒤안길로 이런 세종의 경청과 소통 리더십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의 ‘경청득심(傾聽得心)’의 경영철학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는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호암의 ‘경청의 리더십’은 삼성을 작은 ‘씨앗’에서 아름드리 ‘거목’으로 일궈냈다. 또한 ‘경청의 리더십’은 아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대물림하여 삼성그룹을 오늘날 연매출 220조 원의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웠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청은 지혜의 으뜸으로 한 시대의 역사와 사람의 운명마저 가늠한다. 뭐니 뭐니 해도 경청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국정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일 것이다. 건국 대통령인 고 이승만 박사는 ‘인의 장막’에 가려 3·15 부정선거가 터졌다. 뒤늦게 국민들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듣고 “국민들이 원한다면 하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권좌에서 미련 없이 물러났다. 유신헌법에 반 대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귀 막고 외면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은 끝내 부하의 흉탄에 시해당하는 불행을 맞았다. 사실 권위적 리더였던 박정희 대통령은 이미지와 달리 의사소통을 중시하였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혼자의 독단이 아니라 경청의 자세를 가졌다. 본래 과묵한 그는 각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경청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청의 달인도 장기집권 하 다 보니 귀를 기울여 세상 변화에 대처해 적응하는 슬기에 녹이 쓸었다. 어디 그뿐인가.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감투가 눈을 가리고 귀마저 막아 푸른 수의의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섰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도 그렇고, 자식들을 감옥에 보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살 한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신뢰보다는 실용에 집착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경청에 의한 역사의 명암으로 이 시대의 산 교훈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리더십은 어떤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화합과 소통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권력만 행사했지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국민을 하나 로 모으는 소통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 전철(前轍)을 밟고 있는지 살펴야겠지만, 박 대통령은 이번에 국빈 방문한 영국 엘리자 베스 여왕을 닮기를 바란다. 여왕은 상대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실어주는 ‘경청가’이기 때문이다. 스물 여섯, 젊은 엄마로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가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경청에 그 비결이 담겨 있다. 이처럼 리더가 되려는 사람은 성공리더의 키워드인 소통의 출발이 말하기가 아니라 경청이라는 사실을 새 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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