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12월호
인문학의 창 74 『 』 2013년 12월호 의 전 저서와 전 재산을 유산으로 남겼다. (2) 사상 (가) 고독한 단독자 키에르케고르는 항상 원죄의식을 가지고 살면서 자기 자신을 문장 끝에 무의미하게 찍힌 감탄사(!)에 비유하고 행간에 거꾸로 인쇄된 활자에 비유하기도 하였으며, 외로운 노송(老松)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고독한 예외자(例外者)로서 다른 사 람의 대열에 끼지 못하고 고독과 우수(憂愁), 그리고 고뇌 속에서 시대를 비판하면서 그의 실존철학을 전 개 하였다. 그는 현시대는 타산적이고 특징이 없는 평균화 시 대이고, 속물사회로서 그 속에 개인의 존엄성과 자 유가 매몰되었다고 보았다. 그는 개인의 구체적 존 재의의가 이념 속에 묻히고 마는 헤겔(Hegel)의 철 학에 반대하면서, 현실존재 즉, 실존(Existenz)으로 서의 인간, 개인의 주체성을 중시하였다. 개개의 인간은 하나의 실존으로서 다른 물건과 다 른 사람과는 절대로 교환할 수 없는 유일한 단독자 이다. 개별자는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소중하기 그지없는 단독자이다. 인간은 감각이 있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격적 주 체이다. 자기의 판단과 결의와 책임 하에 자기의 삶 을 선택하고 결단하는 행동적 주체이며 이것이 ‘실 존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가 탄생하던 1813년은 재정적으로 혼란한 시대 로서 자기의 신세가 이때에 발행된 지폐와도 같은 신세라고 느꼈다. 그는 “나는 외로운 노송나무, 산 비둘기만이 나의 가지(枝)에 그들의 둥지를 짓는다” 고 하였다. 화창한 봄날에 야외의 만발한 꽃, 그 위를 가볍게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아도 경쾌하기 그지없지만, 그 는 오래 못갈 것을 생각하고 자청하여 약혼자와 파 혼을 하고 독신생활로 생을 마감했다. “나는나를연구한다.그리하여정적(靜寂)과고독을 구한다. 나는오직하나의벗을가졌다. 그것은산울림 (echo)이다.나는나의고뇌를사랑하고,산울림은그 것을나에게돌려준다. 나는단하나의심복을가졌다. 그것은밤의정적이다.밤의정적은침묵을지켜주니까.” 그가 산울림을 사랑한 것은, 산울림은 조금의 가 식도 없이 그 사람의 소리 자체를 정확하게 전달하 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 주체적 진리의 발견자 그는 헤겔의 객관적 진리 자체를 부정하고 주체적 진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사실나의결함은내가무엇을해야하느냐에대한나 자신의결심이서있지않은일이다.나의사명을이해하 는일이문제이다.내가정말로무엇을하기를원하는가 를아는일이중요하다. 나에게진리인것을발견하고, 내가그것을위해살고또죽을수있는이념을발견하는 것이중요한일이다.” 소위 객관적 진리를 발견한다든지, 철학의 체계 를 파악한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 가 찾으려고 하는 진리는 객관적 진리가 아니고, 우 리의 생명과 영혼의 구제의 빛이 될 수 있는 파토스 (Pathos)적 진리였다. 따라서 그의 실존주의는 인간의 자기상실 또는 자기소외를 초래하는 객관적 철학이 아니고, 참다 운 자기 자신을 자각하고 본래적인 자기로 돌아가 려는 행동의 철학이요, 실천의 철학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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