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2월호
인문학의창 사마천의『사기』 이 상 진 ■ 법무사(서울중앙회) ·본지편집위원·법학박사 들어가면서 2013년 계사년(癸巳年) 정월 초 서울중앙지방법무 사회가 주축이 된 제주도 한라산 등반 때의 일이다. 1m가 넘는 대설(大雪)에다가 정상(頂上)인 백록담 등 정은 필자로서는 처음부터 소망외지난사(所望外至難 事)였으나, 평소 존경하는 동료 한 분의 헌신적이고 필사적인 도움으로 무사히 다녀온 적이 있다. 모든 등산객(登山客)이 하산(下山)한 후 마지막으로 도착 한 정상(頂上)에서 그 분의 하는 말씀, “이 선배님, 중 도(中途)에서 포기(抛棄)하셨다면…”. 하산(下山) 이 후 항상 가슴에 울렁이는 “고마움 이상의 아픔을 …!” 왜지금사마천( 司馬遷 )과사기( 史記 )인가? 사마천은 치욕을 극복하고 역사를 남긴 역사의 아버지다. 서양에 헤로도토스(Herodotus)가 있었 다면 동양에는 사마천이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 최 고 경영자 사이에서 『史記』가 필독서 제1위로 부상 하고 있는 바,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존재감이다. “중국이여! 빛을 숨기 고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길러라!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 오로지 내실을 기하고 실력을 닦아야 할 때 다!” 등소평이 1978년 개혁개방이후 구구히 외쳤던 이 원칙,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속뜻이다. 빛을 감추고 그믐 속에서 실력을 기른다는 뜻이 다. 현재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세계 제2의 경제대 국 G2, 중국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시간과 공간을 공 유한 우리 입장에서는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어 남 다를 수밖에 없다. 둘째,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 때문이다. 미국은 하드파워 전략으로 세계인으로 존경을 받지 못하고 결국 9·11테러로 미국 본토가 공격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당했다. 이를 지켜본 중국은 경제와 문화가 들어가는 소프트파워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동북 공정(東北工程) 역사 분쟁문제도 소프트파워 전략 의 일환이며, 이런 소프트파워 전략의 기본적인 텍 스트가 바로 『사기』이다. 『사기』는 지금으로부터 2,100여 년 전 역사책으로 등장인물만도 4,000명이 넘으며, 주인공들만 해도 200여명 정도이니 대하드라마도 이런 대하드라마가 없다. 글의 체계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부분이 사 마천이 창안(創案)한 책이다 보니 이후 동양 역사에 수천 년 간 영향을 미친 역사책이다. 중국은 『사기』 에 나오는 전설 속의 인물인 황제(黃帝)를 역사 속 으로 끌어내고 있으며 사마천이 원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가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 셋째, 치우침 없는 역사의 기록이다. 하찮은 부류 로 취급받던 사람들의 일대기까지 빠짐없이 기록한 사마천의 역사가로서 사명감 있는 자세다. 넷째, 『사기』는 역사와 문학의 통섭이 이루어짐으 로서 철학적인 단계까지 승화된 문사철(文史哲)이 녹 아있어 문학적 역사서, 역사적 문학서이기 때문이다. 『 』 2014년 2월호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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