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2월호
65 인문학의 창 명(기원전 1100년 경, 천명사상)에 반대하여 절개 를 지키다가 죽은 백이(伯夷)의 고사에 대해 사마천 의 언급은 다음과 같다. “하늘의 도는 반드시 착한 사람의 편이라는 말이 있지만, 백이 같은 인물은 왜 그처럼 불행해야 했을 까?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났던 안회는 끼니를 거를 정도로 가난하게 살다가 일찍 죽었다. 이와 반 대로 도척 같은 이는 무수한 살인과 악행을 저지르 면서도 천수를 누렸다. 이렇게 본다면 과연 하늘의 도는 올바른 것일까? 혹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 까?” 사마천은 실제의 역사 속에서 그런 도를 찾아보 기 힘들지 않느냐는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궁형을 당한 처지 역시 그런 이의의 근거가 됨은 물론이다. ② 공자는 백이와 숙제가 자신들의 운명을 원망했 는지의 묻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인(仁)을 완성했 으므로 원망할 것이 없다고 답하여 인간의 행복과 도덕을 일치시켰지만 사마천은 행복과 도덕의 모순 을 절감하고 유교적 도덕이 인간의 현실적 삶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다고 볼 수 있다. 도덕·당위의 세계와 현실·사실 사이에는 넘기 힘 든 간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간격을 메워줄 초월적 존재나 사후세계에 대한 관념이 희 박한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다. ③ 실로 여러 세기가 흐른 후, 불교의 전래 이후 에야 중국의 지식인들은 그런 의문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해답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사마천은 자신에게 가해진 고통을 삶 과 죽음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의문과 연계시켜 마 침내 그 고통을 역사서 『사기』 저술로 승화시키고 사회와 인류를 위한 가치로 전환하는 극적인 깨달 음에 이른 것이다. 인생의 목적을 현세에서 누리는 부귀영화에만 있 다고 보지 않았으며, 육체가 썩어 없어진 후에라도 명예로운 이름이 영원히 남게 되는 그 ‘불후의 명성’ 에서 그는 구원을 찾았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힐 링의 모범이며 문화적 힐링의 교제이다. 사마천( 司馬遷 ) 그대는사랑의기억도없을것이다. 긴낮긴밤을 멀미같이시간을앓았을것이다. 천형때문에홀로앉아 글을썼던사람 육체를거세당하고 인생을거세당하고 엉덩이하나놓을자리의지하여 그대는진실로기록하려했는가. -박경리(1926~2008)작. 우리 모두 사마천과 박경리의 진실 안에 살고 있 다. 역사 속으로, 역사소설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우리가 달리 어디로 갈 것인가. 참고자료 1. 김영수강의 (플라톤아카데미동양고전프로그램) 2. 인문학명강(21세기북스) 김영수편 (245~269 p. ) 3. 하룻밤에읽는동양사상표정훈 (랜덤하우스) 4. 古典박재희 (도서출판작은씨앗)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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