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3월호
수상 자연을슬프게하는것들 고을 김 철 환 ■ 법무사(서울중앙회) 자연은 슬퍼하였다. 시인은 함께 슬퍼하면서 시 를 지었으니. 내놀던옛동산에오늘와다시서니 산천의구란말옛시인의허사로고 예섰던 그큰소나무베어지고없구려. 일제 강점기 유학길에 올랐던 이은상이 귀국하여 고향집을 찾아가니 산천은 이미 메말라 있고, 나무 들도 모두 베어져 있어 깊은 허무를 느끼고 이 「옛 동산에 올라」라는 시를 짓고는 홍난파에게 곡을 붙 이게 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바, 부르는 자 모두 가 마음으로 울었다오. 그렇다면 이은상의 이 시 중에 등장하는 ‘옛 시인’ 은 ‘헛말로 시를 읊는 옛 시인’으로 단정을 하고 있 는 바, 누구일까요. 고려 말 우왕은 이성계로 하여금 중국의 신흥세 력으로 익어가고 있는 명(明)나라를 치고 돌아오라 며 군대를 파병함에 이성계는 “자고로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를 쳐서 승리한 예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 의 뜻을 보이자 고려 첫 임금 왕건을 모르느냐는 호 통에 할 수 없이 원(元)나라를 도우려고 압록강까지 진군하였으나, 계절은 우기로 접어드는 여름이 시 작되고 병사들의 전의 또한 상실되고 있어서 장군 최영을 내치고 드디어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나라를 세우니 곧 이태조(李太祖)의 조선(朝鮮)이라. 나라를 세우고 지키려면 기강이 세워져야 함에 있어서 그 당시의 시대에 맞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 명성 있는 인물은 ‘삼은(三隱)’[포은 정몽주(圃隱 鄭 夢周), 야은 길재(冶隱 吉再), 목은 이색(牧隱 李穡)] 이라. 그 중 이색은 이미 거사 때부터 동지가 되어 있었지만 문제는 정몽주와 길재렸다. 이태조의 아들 이방원(李芳遠)이 한 번 제 아비 앞에 정몽주를 데려올 요량으로 우선 정몽주를 선 죽교로 불러내어, 이런들어떠하며저런들어떠하리 만수산드렁칡이얽히언들어떠하리 우리도이같이얽히어백년을산들어떠하리.. 이런 댓구로 정몽주는 미리 준비하였을 것이리. 이몸이주고죽어일백번고쳐죽어 백골이진토되어넋이라도있다면 임향한일편단심가실줄있으랴. 왕궁 향하여 합장 고별하는 그의 머리에 철창 한 번 번쩍하더니 지금도 개성 그 곳에는 그 흔적이 남 아 있다고 하는데... 이태조는 성미 급한 아들의 행 위를 꾸짖고, 길재에게 수차에 걸쳐 사람 보내어 신 하되기를 간청하였음에도 여전히 같은 내용의 회신 이라. “충신은 두 임금 섬김은 아니 된다는 성현의 말씀 을 거역할 수가 없나이다. 다행히 소신에게는 공부 『 』 2014년 3월호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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