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3월호
69 인문학의 창 라는 세 글자로 이루어진 점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론에 따르면 「내편」에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중엽에 살았던 장자 본인의 사상이 그래도 온전히 들어있고, 「외·잡편」 은 장자 후학들에 의해 이루어진 일종의 논문집 형 식이라고 볼 수 있다. ② 사상가 장자 장자의 생애에 대한 기록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2세기 전한(前漢)시대의 유명한 역사가 사마 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275자로 기록된 간략한 이야기다. 그 기록을 보면 장자는 몽(蒙)이라는 곳의 사람으로 이름이 장주(莊周)이다. 몽은 현재 하남성(河南省) 상구현(商丘縣) 동북쪽 으로 보이고, 젊어서 칠원(漆園)이라는 옻나무 밭에 서 일한 것으로 보인다.학자들은 보통 그 생존 연대 를 대략 기원전 369~386으로 추론해 본다. 그렇다 면 맹자(孟子, 371~289)와 거의 같은 때 사람인 셈 이나, 그 당시 둘은 서로 알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어느 때 태어나서 어느 때 죽었는지 구 체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장자』에는 장자에 대한 많은 우화 (寓話)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통하여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간접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러 나 이 우화들을 자세히 읽어보면 두 명의 장자가 존 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 명은 장자(莊子)라고 불리는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장주(莊周)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장주는 기원 전 4세기에 살았던 사상가 실명(實名)을 지칭하고 있다. 반면, ‘장자’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장 선생님’ 이라는 경칭이다. 다시 말해 ‘장자’로 쓰인 우화들은 장자의 후학들 이 자신들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기록한 것이라면, ‘장주’로 쓰인 우화들은 이와는 달리 객관 적인 장자학파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지식인으로서 장자가 유일한 벼슬을 버리 자마자, 아내가 옷이나 이불을 수선한 돈으로 근근 이 생활했었던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고난의 삶 속에도 그가 우화의 소재로 삼고 있는 인물들은 선천적인 불구자, 광인(狂人), 백정 등이었으며, 재미있는 것은 장자가 자신의 우화에 등장시킨 이들이 결코 불행한 삶을 영위하지는 않는 다는 사실에 있다. 오히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영위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삶의 달인(達人)으로 그려져 있고 이들 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현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3. 『장자』와노자 『도덕경』과의차이점 처음에는 노장 철학과 장자 철학이 따로 발전해 오다가 기원전 2세기경에 나온 『회남자(淮南子)』에 처음으로 ‘노장(老莊)’이라고 합쳐서 한 철학체계로 다루었다. ① 노자의 『도덕경』이 주로 간략한 어록이나 시(詩) 나 아름다운 산문형식인 데 반하여,『장자』는 주로 이 야기 형식이다. 노자가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히 도가 아 닙니다.”라는 엄숙한 선언으로 『도덕경』의 첫머리를 시작한 데 반해, 장자는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은 곤(鯤)이라 하였습니 다”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노자가 자상하면서 근 엄한 철인의 모습을 지녔다면, 장자는 투철한 눈매 로, 재기발랄(才氣潑剌)한 모습이었다.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