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3월호

김 청 산 ■ 법무사(서울중앙회) ·본지편집위원 ·연극배우 지난 2013년은 베르디 탄생 200주년이었다. 이를 기념하여 전세계에서 그의 오페라 대작들을 대대적으로 올렸고, 대부분 성공적인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서울시오페라단의 「아이다」 가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서 화려하게 공연을 펼친 바 있다. 그 「아이다」 가 지난 2월 20일~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올렸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그대로 참가한 공연으로, 연출은 김학민이, 연주는 정치용의 지휘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서울시합창 단의 코러스는 김명엽이 맡았고, 다수의 시민합창단과 시민 배우들이 참여했다. 한국 성악가들의 눈부신 역량 보여준, 환상적인 공연 오페라(Opera)는 종합예술이다. 시각과 공간의 미학이라는 부문에서 건축이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위상이다. 우선, 오케스트라를 동반한 고도로 훈련된 성악가들과 합창단의 노래의 경연이라는 면에서 음악의 가능한 최고의 집대성을 이룬다. 또한, 무용과 연기 등을 담는 무대, 미술 의 총집합이라는 면에서 공연예술의 가장 넓은 외연을 차지한다. 가장 많은 요소들의 혼합이기 때문에 감상도 쉽지 않다. 음악이나 무 용, 연극 등의 분야에 대한 안목을 갖춘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관람이 편할 수도 있겠지만, 문외한은 어느 요 소에 감상의 초점을 두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 로 소리, 그 중에서도 각종 아리아와 합창에서 묻어나오는 가수의 육성에서 나오는 떨림과 울림이다. 이 애절함 과감성의폭발에공명하는것이오페라감상의진수일것이다. 그래서 오페라야말로 화면으로 보아서는 그 감동을 제대로 음미하기가 힘든 장르다. 모든 공연예술은 공연으 로 직접 접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지만, 그중에서도 오페라에서는 특히 현장성이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아이디」 공연은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눈부신 역량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필자를 비롯한 일반인들의 오랜 편견을 깨주기에도 충분한 공연이었다. 수십 년에 걸친 클래식 음악계의 신동들, 이를테면 정 트리오나 장영주, 장한나, 최근의 임동민·임동혁 형 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백건우 등의 아티스트들에 비하면, 성악계 스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세계 3대 테 너 정도의 위상에 비해서는 한두 수 아래라고 여겨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문화가산책 ▶ 오페라 서울시오페라단, 베르디의 「아이다(Aida)」 고통속에사라진환희의꿈이여… 『 』 2014년 3월호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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