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5월호
뫼르소의세가지죽음과부조리에저항하는 인간 까뮈의 소설 「이방인」( é tranger)은 19세기의 합리 주의적 관념론과 실증주의에서 비롯된 합리주의적 인간관에 대한 의심, 삶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했던 실 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이다. 까뮈와 사르트르 등이 주도했던 실존주의 문학은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허무와 절망, 불안·초조로 인해 고립된 등장인물이 극한 상황에 맞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인간성의 확립과 잃어 버린 자아를 발견하고자 했다.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유형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면 서 부조리한 삶에 저항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 을 강조한다. 뫼르소가 맞는 첫 번째 죽음은 어머니의 자연사이 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조차도 보려 하 지 않고 무덤에 묵도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죽음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심지어 장례 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에는 ‘마리’라는 여인과 깊 은 정염에 빠지는 부도덕적인 행동까지 일삼는다. 두 번째는 소설 속에 깊이 있게 부각되지 않은 아 랍인의 죽음이다. 뫼르소는 친구로 사귀게 된 레몽 생테스의 치정에 얽힌 원한 때문에 제3자의 위치에 서 아랍인을 살해한다. 그에게는 아랍인을 살해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다. 마지막은 아랍인 살해죄로 기소된 뫼르소 자신이 법의 심판을 받아 사형 당하는 것으로, 까뮈는 타자 의 의지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뫼르소의 사형 집행 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각기 의미가 다른 세 사람의 죽음에 임하는 뫼르 소의 태도는 굳이 철학적 의미를 부여할 이유 없이 부조리하기만 하다. 종교적으로나 사회 규범적으로 뫼르소는 현실세계와 상당히 동떨어진 인물로 자신 의 행동에 대하여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뫼르소 자신이 처형되는 과정에서 죽음에 반항하 는 듯한 태도는 의미심장하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죽음은 인간 삶의 부조리한 한 단면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만 하는가? 카뮈 는 죽음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알게 하려 한 다. 이로써 이 소설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많 은 사람들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는다. 뫼르소의 부 조리를 통해 죽음이라는 음산한 이야기이기보다 삶 에 대한 강렬한 집착과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자 한 것이다. “소원은내사형집행날, 대중들의 증오의함성” 그렇다면 카뮈가 주장하는 인간 삶의 부조리는 과연 무엇일까? 카뮈에게서 인간은 원초적으로 끝 없이 갈망하는 존재이고, 이 갈망은 어떤 식으로든 온전히 채워지지 않는다. 하나의 갈망은 또 다른 갈 이 규 환 ■ 법무사(서울중앙회) 법무사의서재 알베르 까뮈의 대표작, 소설 『이방인』 ‘ 부조리한삶 ’ 에맞서반항하라 ! 『 』 2014년 5월호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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