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6월호

수상 ▶ 고전 아,등왕각!패옥과 방울소리 사라지고■■■ 강 한 준 ■ 법무사(서울중앙회) “등왕각높은누각강가에우뚝한데 패옥과방울소리사라지고 기녀들의춤과노래그친지오래이네 아침이면단청고운기둥에남포의구름이날고 저녁이면걷어올린주렴밖으로서산에비만내린다. 한가로운구름연못에잠기고 해는유유히지나가는데 세월이변하고인물이바뀐지 몇춘추가지났는고. 저누각을세운그주인은지금어디에있는가. 아!난간밖긴강물만이무심히흘러갈뿐이네.” 이 시는 당나라 고종 때 천재시인 왕발(王勃)이 지은 명문, 「등왕각서(滕王閣序)」의 편말에 사운(四 韻)으로 구성된 칠언고시(七言古時)다. 칠백리를하루만에달려일필휘지로지은서(序) “아! 등왕각! 이곳처럼 뛰어난 절승(絶勝)은 흔히 볼 수있는것이아니요,오늘같이성대한잔치는두번다 시만나기어려운일이다. 왕희지가 명사들과 더불어 주연을 베풀고 시를 짓던 난정(蘭亭)이 없어진 지 이미 오래고, 진(晉)의 석숭 (石崇)이 벌주삼배(罰酒三杯)를 돌리며 환락을 누리 던 재택(梓澤)의 금곡원(金谷園)도 폐허가 된 지 오래 이니오늘날등왕각만한곳이또어디에있으랴. 이제 헤어짐에 있어 한 편의 글을 지어 올리는 것은 영광스럽게도 이 성대한 잔치에 참석하는 은혜를 입은 때문이다. 오늘같이 좋은 날 등왕의 높은 전각에 올라 글을 짓는 것은 이 자리에 모인 여러 사람의 다같은 소 망이리. 모두 시를 읊으며 즐거움을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감히보잘것없는성의(誠意)를다하여공손히서문 (序文)을 짓고 다시 사운으로 된 칠언고시 한 수를 보 태어삼가이글을맺는다.” 왕발이 이 서(序)를 끝내고 감개하여 겸손하게 한 말이다. 이날 누각의 낙성식에 참여해 「등왕각서」를 지은 왕발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는 낙성식이 있기 이틀 전에 꿈속에서 한 노인 을 만나 등왕각서문을 지으라는 계시를 받았다. 하 지만 그가 있던 동정호에서 등왕각까지는 칠백리가 넘는 거리였다. 도저히 하루만에 갈 수 없음에도 그 는 배에 올랐다. 때마침 불어온 순풍을 타고 그는 하루만에 등왕각에 도착했다. 그리고 일필휘지로 이 서를 지었다. 이때 그의 나이는 불과 27세. 사람들은 왕발의 젊 은 패기와 용기를 칭송했으나 28세의 꽃다운 나이 로 요절하고 말았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다음 『 』 2014년 6월호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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