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6월호
수상 ▶ 고전 「장한가」의백낙천은어데있는고! -유서깊은고을낙양을지나면서 정 홍 섭 ■ 법무사(광주전남회) 過遺緖之鄕洛陽(과유서지향낙양) 유서깊은고을낙양을지나면서 昔聞勝地遂尋遊(석문승지수심유) 예듣던명승지오늘찾아노니나니 仙境洛陽雲下悠(선경낙양운하유) 신선의경지낙양은구름아래아득하네 幽隱樂天何處在(유은 1) 낙천하처재) 은거하던백낙천은어데있는고 伊河碧水古今流(이하 2) 벽수고금류) 이하강푸른물은예나지금이나흐르는데 필자는 중국 여행 중 유서 깊은 고을 낙양의 이화 강변을 지나며, 졸작이지만 이 시(時)를 지었다. 시 의 제3구, 제4구는 인간의 무상함과 자연의 무한함 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당나라의 명시인 백 거이, 백낙천은 이곳 이하강변에서 자연을 벗 삼아 자적하고 있었지만, 결국 75세로 세상을 떠날 수밖 에 없었고 이하강의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영원히 흐르고 있음을 나름대로 표현해 보았다. 복사꽃아름다운이하강변,백낙천잠들다 중국의 낙양은 동주(東周), 후한(後漢), 위(魏), 서 진(西晋) 남북조의 북위(北魏), 당(唐)나라 등의 역 대 수도였다. 낙양에는 복사꽃과 오얏꽃이 유명하 기 때문에 중국 역대의 문인 학자들이 그곳을 지나 며 시상(詩想)에 잠기곤 하였다. 그들 문인(文人) 중 송지문(宋之問)의 유명산 시(時) 중에, “洛陽城東桃李花(낙양성동도리화) 낙양성동쪽의복사꽃과오얏꽃은 飛來飛去落誰家(비래비거락수가) 날고날아어느집에떨어지는가.”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낙양의 복사꽃과 오얏 꽃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렇게도 쉽게 지고 마는 것이어서 마치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고 있는 시 라고 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을 백낙천이 놓치지 않고 그곳에 은거하면서 세상을 떴기 때문에 낙천 의 묘는 이하강변 부근의 산중턱에 안치되어 있다. 백낙천은 시와 문장이 뛰어났는데 그 중에서도 만고불휴의 장편 서사시, 「장한가(長恨歌)」의 작가 로서 지금까지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져 오고 있다. 「장한가(長恨歌)」는 당(唐)나라 현종(玄宗, 685~762) 황제와 애첩 양귀비(楊貴妃) 를 주제로 한 시(詩)다. 작가 백낙천(白樂天)이 진홍(陳鴻), 왕질부(王質夫) 등과 함께 선유사(仙遊寺)에서 노닐고 있을 때, 왕질 부가 이 세상에 희귀한 양귀비 이야기를 전(傳)하기 위해 시를 잘 하고 정(情) 많은 낙천이 재필(才筆)을 휘두르면 어떻겠느냐고 권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 1) 유은(幽隱) : 은거하며 유유자적함을 뜻함 2) 이하(伊河) : 황하의 지류로서 낙양시 변두리로 흐르고 있음 『 』 2014년 6월호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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