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6월호

인문학의창 건전한 인간의 본능을 죽여 버렸다. 니체는 소크라테스 등 종래의 다수 철학자들이 로고스(logos), 합리, 지성, 이성 등을 중시한데 반 대하여 오히려 파토스(pathos), 카오스(chaos)의 불 합리, 의지와 본능, 혼탁한 듯한 정열이 생의 근원이 라 하였다. 인간의 정신에는 아폴론(Apollon)적 정신과 디오 니소스(Dionysos)적 정신이 있는데, 그는 생명의 본 질을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 하였다. 소크라테스와 그리스도교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여 육체를 죄악 으로 선언하고 경멸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욕망과 감 정에 대한 경멸이었고, 곧 생에 대한 경멸이었으며 이것이 유럽문화의 몰락을 주도해 왔다고 하였다. (2) 노예도덕과 군주도덕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 다 같이 복종해야 하는 보편적, 절대적 도덕체계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거부 하였다. 보편적 도덕은 개인들 간의 근본적인 차이 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 도덕 즉, 그리스 도교 도덕은 근원적이며 자연적인 도덕이 왜곡된 것 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종교적 세계관과 도덕은 부정되어야 한다. 그는 그리스도교의 낡은 이상과 낡은 가치는 오늘 날 무너지고 말았다고 하였으며, ‘신은 죽었다’라고 했다. 신이 죽었다는 것은 유럽의 그리스도교적 이 상과 가치의 근거가 무너졌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 모든 것에 가치가 없 다, … 일체가 허위이다”라고 하였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신, 영혼, 자유의지 등은 모두 허위의 개념이다. 이러한 허구의 세계는 하나의 ‘신성한 거짓말’이다. 이러한 거짓말은 누구에게 중요 한가? 그것은 현실에 대하여 괴로워하는 자, 자기의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 자들이다. 이러한 자들의 현 실이 그러한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교는 강자에 대한 약자의 자기보존 이오, 약자들이 서로 연대하여 자신을 보호 하려는 술수에 지나지 않으며 약자들의 집단적 이기주의를 표방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힘에의 의지’의 구현자인 ‘초인(超 人)’ 곧, 강자가 되는 것이 최고의 도덕 곧 군주도덕 이며, 겸손이나 평화나 사랑, 동정 따위를 주장하는 그리스도교의 도덕은 노예도덕이라 하였다. 군주도 덕은 삶을 절대적으로 긍정하는 도덕이요, 노예도덕 은 삶을 부정하는 도덕으로 보았다. (3) 운명을 사랑하는 태도 그는 우리들의 세계는 처음도 끝도 알 수 없으며, 우주만물은 ‘끝없이 되풀이하여 순환한다’고 하였다. 그는 거듭되는 회귀(回歸)의 흐름 속에서 인간은 어 떤 각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존재도, 또 완성된 예외적 존재도 아니다. 즉, 인간은 자연 속에 있는 거대한 생명체의 가족 가운데 일원일 뿐이다. 그러므로인간은처음부터시계바늘처럼똑같은길 을 되풀이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의 이러한 사상의 기 저에는 중압감, 절망감, 허무감이 흐르고 있다. 신을 부정하게된영겁회귀는바로절망의허무인것이다. 이러한 그의 영겁회귀사상은 부단히 창조하고 있 는 순간의 삶을 절대적으로 되풀이 하는 삶 곧, 운명 을 사랑할 것을 역설하였다. 운명이란 인간의 자유 의지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인간에게 부여되어 인간 의 존재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힘, 또는 어떠 한 결정을 의미한다. 운명이란 미리 정해진 것이요, 나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운명에 대하여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태도로는 2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운명에 반 역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 또 하나는 자기의 운명 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운명을 자기의 것으로 애정 을 가지고 받아들이는 즉,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후자를 선택하여 운명과 싸우는 것 에 나의 운명이 드러난다고 하여 ‘이것이 인생이었더 냐, 오냐, 그러면 또 한 번’ 하고 대드는 절대긍정의 강인한 투지, 여기에 니체의 소위 ‘운명애(運命愛; amor fati)’의 사상 즉, 허무주의의 초극(超克)을 보 여준다. 【 다음 호에 계속 】 『 』 2014년 6월호 76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