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7월호

67 인문학의 창 념으로서 초인(超人)을 내세움으로써 ‘무신론적 실존 주의’의 길을 터놓았다. 그는 근대인은 ‘허위와 간악 투성이’이며 치욕적인 존재라 했다. 냉정하게 인식하 는 자의 눈으로 보면 ‘인간은 볼이 붉은 동물에 불과 하다. 그것은 너무 치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는 치욕 그 자체이다.’ 인간은 근대의 기계화와 대중화 때문에 병들고 비 소(卑小)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기계화를 통한 대 량생산은 인간의 평범화, 균일화를 초래하여 인간을 비소하게 했고, 그리하여 인간에게서 창조의 기쁨마 저 빼앗아가 버렸다. 근대를 ‘대중화 시대’라 하나, ‘대중화’란 그 자체에 우매와 저속과 비천의 뜻이 담 겨져 있다. 이것은 고귀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체를 평균화 한다. 그곳에는 저속한 다양성은 있어도 창조적 개 성은 없다. 결국 대중화는 인간을 비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가치평가의 기준을 찾아야 한다. 즉, “모든 가치는 새로 결정되어야 한다. … 다 파괴하여라! 낡은 법칙을 모조리 파괴하여라!”라고 외친다. 또한 삶의 절대적 긍정을 부르짖었다. 즉, “인생을 즐기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의 원죄이다. 춤추는 자처럼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그는 부르짖 었다. 그리고 우리가 섬기던 신이 죽은 이상 우리는 신에게 충실할 필요가 없고 자신의 현재의 삶에 충 실하라고 하였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희들에게 초자연 의 희망을 말하는 자를 신뢰하지 말라. 그들은 독을 붓는 자들이다. 지금은 대지(현실)에 반역하는 것이 제일 큰 죄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지상의 법이다. … 간절히 원하노니 대지(大地)에 충실하라.” 3. 추기( 追記 ) 가. 니 체를 무신론적 실존주의자로 취급하는데 있 어 약간의 논란이 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라고 하였다. 전날에는 신을 배반하는 것이 최 대의 악이었다. 그러나 “신은 죽었다. 그리고 동시에 최대의 악도 죽었다. 옛날의 신은 죽고 새로운 신은 아직도 요람 속에도, 강보 속에도 누워있지도 않다” 고 하였다. 그러나 니체 자신이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아 니다.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의 출현을 갈망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을 말하 지만 그것이 곧 신이란 것도 아니다. 그러면 신은 왜 죽었는가? “신은 죽었다. 인간 동정병으로 신 은 죽었다.” 사람은 신을 왜 죽였는가? “신은 인간 의 속과 밑을, 인간의 모든 숨겨진 오욕과 추악을 보았다. 인간은 이러한 증인이 살아있다는 거짓을 그냥 둘 수 없었다.” 그가 여하간 신을 전제로 하거나 신에 의한 초월 이나 구원을 문제로 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무 신론적 실존사상의 하나라 볼 수 있다. 나. 니체는 전복(顚覆)의 철학자, 모순의 철학자, 광 기(狂氣)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니체의 인용구를 찾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반대되는 인용문이 또 다시 기다린다. 그리고 그의 사상을 읽다보면, 상징과 비유에 가득찬 시적(詩 的)이고 예술적인 문체와 수사학(rhetoric)에 바로 현혹되고 만다. 독자는 스스로 니체의 사상에 푹 빠지게 되는데, 이는 그가 언어의 마법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의 문장의 문체(style)은 독특하다. 책에 인용된 니체의 원문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 리듬감에 놀란 다. 그야말로 리드미컬(rhythmical)하다. 니체가 산문에 운문을 도입한 것은 그가 설파하는 진리가 새로운 세계를 개시(開示)한다는 의미에서 시적 진리(詩的 眞理)임을 의미한다. 니체는 현대 휴 머니즘의 뛰어난 선구자였고, 니힐리즘 박멸운동의 기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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