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8월호

나오는 소녀 (1972), 코소보 탈출을 위해 철조망 사이로 어린아이를 건네는 모습 (1999), 아이들과 강을 건너려는 엄마의 절박함과 공포감 어린 얼굴(1966), 세계 무역센터의 붕괴(2001), 굶주린 수단 어린이가 숨지기를 기다리는 독수리(1994) 와 같은 광경은 과연 희망이라는 게 있기는 한가 하는 물음으로 지구촌의 현실을 그대로고발하고있다. 전쟁, 가난, 기아, 쾌락적 폭력, 무관심과 외면, 무기력함 등… 이 모든 것들은 선(神)이 해결해줄 문제도 아니고, 모두가 인간이 저지른 일이다. 거기에 다른 변 명은 있을수 없다. 이러한비인간성은탐욕과무절제한자본의 추구, 무반성이 그 뿌리일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개별성뿐만 아니라 전체로서의 인간을 생각하고 역지사지한다면 역설적으로 ‘인간성(humanity)’은 회복되고 고양될 것이다. 그러 한 극복과 진화가 22세기에도 과연 요원할 것인가. 물론 사진 속 모습이 그 모든 비참함, 슬프고 부조리하고 분노를 일으키는 사건만 포착한 것은 아니었다. 감전으로 의식을 잃은 동료를 전봇대 위에서의 필사적인 인 공호흡으로 살려내는 전기회사 직원(1968), 어린아이와 다정하게 눈높이를 맞춰 대 화히는 경찰관(1958), 생환하는 공군 중령을 기다리던 한 가족의 기쁨의 포옹(1974),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의 테러로 두 다리를 잃은 남자의 밝은 건재(2014) 등 비극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으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고 있다. 임낌1ko I1卜 쨩i산, 짜/1tl스토으I 令IJ.컹Et- 일~-tltz-1- ‘‘살인, 시체, 분노, 고통, 굶주림, 상처투성이 아이들, 히히덕거리면서 방아쇠를 당기는 정신 나간 무리들. 대다수는 경찰관이나 킬러, 처형자… 그같은 지독한 기 억이 나를괴롭힌다.” ~베트공의측결심판 ~굶주린소녀와독수리 •911테러. 이 글은 1994년 퓰리처상 수상작 「굶주린 소녀와 독수리훑t 촬영한 사진기자 케빈 카터(1960~94)가 자살 하기 전 남긴 유서의 내용이라고 한다. 독수리로부터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 었다’는 윤리적 비난에 시달렸던 그가 그 죄책감 때문에 자살을 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고통이 남김 없이 전해져 온다. 현장에 있지만, 그 현장에 개입하지는 않고, 그 모습을 세계인(독자)에게 알려줘야 할 저널 리스트로서의 의무감과 그러면서도 인류의 진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렬하게 다가오는 고통의 현실 감에 대한 갈등으로 번민했을 그 고통의 순간이 말이다. 하루만에 1년 치의 눈물을 홀린 후 다시금 바라본 도시의 풍경은 사뭇 낯설었다. 우리의 삶은 각자 따로 진 행되지만, 그 안에서 함께 공유되는 패턴이 있을 것이다. 역사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구인으로서 세계를 보는시선은상당부분공통분모를가지고 있지 않을까? 사전을 통해, 특히 이러한 보도사진전을 통해 우리는 시대의 흐름과 지구 곳곳의 흐름을 통시적 ·공시적으 로 조망해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사건 사고를 포함해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그 아픔과 부조리의 현현은 계속될 것이다. 현재를 이어받아 이 지구의 미래를 살아갈 자녀와 함께 하는 관람이 더욱 의 미 있는이유다.龜 • 관람기간 및 시간 : 6. 24.~9. 14.(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오전 11 시~오후 BAI • 장소 :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문의 : 1644--6013 (홈페이지 www.pulitzerprize.co.kr) ® 문화가샨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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