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10월호

선 문화가산책 ► 영화 시대극 「명량」 • 「군도」 • 「해적」의 삼색 비교 사실과 허구, 비장미와 유쾌함 사0I에서 김 청 산 1 법무사(서울중앙회) • 본지 편집위원 • 연극배우 죄근 1,700만을 넘어선 조흥앵작 「명량」을 비롯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우리 영화 세 편이 비슷한 시기 에 개봉해 화제가 되었다. 각기 다른 역사적 사건을 나름의 문법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세 영화의 소략한 비교를 통해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와의미를 선사하고자한다. • 「명량」 - °1伊.140L A I-성i으I 社, t,IJ.!/4~으I 연.1 ’텨 「명량」이 그토록 우리를 울리고 열광케 한 단 하나의 이유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 것은 바로 압도적인 사실의 힘이다. 사실(事實)이요, 사실(寫實)이요, 사실(史實)이 다. 절망적인 전투, 절망적인 정국(政局)에서 죽음으로 삶을 관통하여 30배가 넘는 적군을 대파하고 나라를 구한 위대한 전략가이자 전정한 군인, 이순신. 그와 함께 싸 웠던 우리 백성에 대한, 우리 기억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이 철인(哲人) 장군은 완전한 강인함으 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그 정점의 순간에 자신을 버리고 비워낸 ‘성인(聖人)’에 가 깝다. 그순간우리는울킥 하며 눈물이 그렁거리는 것을참을수 없어진다. 엄청나기 때문에 육화(肉化)하기 어려운, 분명 실존했지만 불러내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순신을 연기 하는 것은 잘생긴 서양배우가 제우스 신(神)을 연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명량」에서 최민식은 오직 그만이 가능한 또 다른 ‘이순신’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무엇을 이루어낸 바로 그 지점에서, 역설적으로 주변 인물들의 입체적이지 못한 빈약함이 드러나고 전투의 현란함, 화려함이 빛바래져 버린다• 이순신이 적장 구루지마와 실제로 일합을 겨뤘고, 칼 한 번에 그의 목을 베었을까? 강강술래의 기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의도까지는 좋으나, 너무 최루성으로 준비한 장치 등 은조금허접해보인다. 필자에게 「명량」의 가장 명대사는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죽 어야겠지, 내가’'였다. 충무공의 살선성인 이후 150년, 암울하고 비참했던 유린의 땅 한반도는 영 ·정조의 치세와 다산정약용등의 실사구시(j!f事求是)를통해 도약하는듯했으나, 150여 년이 지나 임진왜란의 침략자였던 왜인 (倭人)들에게 재점령되기에 이른다. 광복 후 60여 년이 지난 지금, 백성에서 시민(citizen)으로 바뀐 우리에게 위정자들의 도덕성과 통솔력은 얼마 만큼의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일까. 충무공의 혼이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지켜주기를, 우리 스스로 ‘일선우일신(日 新又日新)’ 하기를 바라고 또 바래 본다. 。 「법무샤』 2014년 1때호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