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조선인 지식인 스스로 망국에 대한 자괴감과 열동감을 조선 유교에서 찾다보니 그랬다. • 공자 때부터 나오는 강령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고 줄이면 ‘수기치인(修己 治人)’이다. 자기 자선부터 닦는 거다. 스스로에 대 한 훈련 지식에 대한 정화가 없이는 어떠한 사회적 관계나 행동도 뿌리 없는 나무와 같이 공허한 거다. ‘예법(예학)'은 본래 격식이나 형식이 아니었고 유교 의 수행법이었다. 퇴계, 율곡 등의 주자학자들은 마음과 몸의 훈련 올 병행했고 예법은 뻣뻣하지 않았다. 세종대왕도 나라의 상(喪)을 당하자 "3년 상은 너무 길다”며 편 의에 맞게 몇 달로 줄였을 정도로 유연했다. 그런데 나중에 유교가 박제화 되면서 알맹이는 빠져버리고 바깥의 예의 절목과 규칙만 고집하게 되었고, 그렇 게 변한 시대적 배경은 전쟁이 이유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사회적 각성이 생겼다. 평화 시의 예(禮)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한다 는 생각이 널리 퍼져 기득권 강화를 위해 지배층에 서는 예학을 더욱 강조해 본래의 의미를 잃은 예법 이 이데올로기로 변한 것이다. • 유교에선 우주마음의 중심이 ‘인(仁)’이다. 공자 와 맹자의 시대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 교감, 소통 둥을 뜻했고, 주자학에 와선 봄의 탄생, 여름의 성 장, 가을의 결실, 겨울의 예비까지를 우주가 사물과 생명에게 베푸는 일관된 인의 배려라고 보았다. 그 건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과도 통한다. • 지구촌에 ‘새로운 유학’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 국 보스턴 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난 ‘보스턴 콘퓨셔 니즘(Boston Confucianism)' 그룹은 고전으로만 통 하던 유학을 21세기에 접목하여 새로운 흐름을 일 구고있다. 중국에서도 쇠퇴해가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대 r- ~ 『격몽요결』원전 체할 생활철학으로 이미 ‘유학’을 꼽고 있다. 공자 비 석을 잘랐던 문화대혁명 때를 돌아보면 격세지갑이 다. 이젠 유학도 역사적 경험에서 벗어나 식민지시대 의 역사나 유림을 떠나 다시 성찰을 필요가 있다. • 끝으로 400여 년 전 율곡의 경고를 되새겨본 다. 조선시대 산진정치세력으로 등장한 사림(士林) 파는 기득권층이었던 훈구파의 탄압을 뚫고 선조 (1552~1608) 대에 집권에 성공, 집권하자마자 이조 정랑凍曹正郞)을 놓고 ‘동안과 ‘서인’으로 쪼개졌다. 사림의 지도급 인사였던 율곡은 동인의 강경파 인 이발과 서인의 강경파인 정철에게 수차례 편지로 ‘나라 일’을 당부했지만, 통재불능 상태여서 1583년 낙향을 결심한다. 이후 피비린내 나는 사색(四色) 당 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율곡의 당부는 오늘날의 정치권에도 그대로 적용된 다. 상대 존재를 부정하고 공존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적대적 진영논리는 우리 현대사가 남긴 상처다. 진영정치를부추기는강제당론의 발전적 정리를바라 면서 400년 전의 율곡의 경고를 되새겨본다. 술 • 한형조 강의(플라톤아카데미) 동양고전 프로그램 • 『인문학 명강』 (21세기 북스)p.6~35, 한형조 편 p.122~143. • 『격몽요결』 (이이 지음, 김학주옮김) 연암서가 • 『퇴계와 율곡, 생각율 다투다』 (이광호 편역) 홍익출판사 ®오頓의창 성尸 멋 凡 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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