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11월호
(B.B. King) 등 많은 흑인 아티스트들이 서서히 대중 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상업적 성공 추구를 경계하는 음악정신의 상징 1957년, 흑인음악계에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 이 발생한다. 당시 최고의 자동차산업 단지이던 디 트로이트에서 재즈음반 가게를 운영하며 블루스와 비밥에 심취해 있던 작곡가 베리 고디(Berry Gordy Jr.)가 ‘모타운 레코드사’를 설립, 흑인 뮤지션들을 발 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모타운 레코드사는 흑인음악의 산실로서, 첫 계약을 맺었던 스모키 로빈슨을 비롯해 템 테이션, 마빈 게이, 슈프림즈와 다이아나 로스, 잭슨 파이브, 코모더스와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등 팝 음악 계의 기라성같은 슈퍼스타들을 배출하면서 흑인음악 의 입지를 다져간다. 특히 슈프림즈(The Supremes) 는 「Where Did Our Love Go?」를 발표하며 비틀즈 가 점령한 『빌보드』 지의 싱글차트 1위를 탈환하였 고, 이후 「Stop! In The Name Of Love」 등 발표하 는 곡마다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소울음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단한 흥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류 음악가들은 “흑인들이 백인음악을 다 말아먹는 다”고 개탄하였다. 당시의 흑백차별이 어느 정도였는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흑인음악은 해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한다. 1970년대에는 흥겨운 디스코 리듬과 결함한 경쾌한 ‘Funky’ 음악이, 80년대 말에는 기성세대들에 대한 반란을 꿈꾸는 힙합 문화가, 1990년대에는 리듬 앤 블루스가 각각 전성시대를 맞이하면서 전세계 팝 음 악계를 점령하였다. 이러한 흑인음악의 본류라 할 수 있는 ‘Soul’은 특 정 장르가 아닌 ‘흑인음악 그 자체’를 일컫는다. 즉, 블루스, R&B, 재즈, 비밥, 펑키, 디스코 등의 장르 모두를 포함한 일체의 흑인음악인 것이다. 그러나 ‘소 울’이란 말에는 시대 흐름 속에서 나름의 철학적 의미 가 담기게 되었다. 무엇보다 소울은 고난과 핍박 속 에서도 흑인들의 삶의 대한 의지와 극복의 정신을 담 고 있는 ‘영혼의 소리’라 할 수 있다. 즉, ‘소울’에는 단순한 리듬이나 운율을 넘어서 흑 인들만의 음악적 영혼과 정신이 녹아있는 것이다. 그 래서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은 자신이 몸담았던 록 그룹 ‘야즈버드’를 탈퇴하면서 “록 음악이 충전되 기 위해서는 항상 블루스로 돌아가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또, 소울은 인종차별과 백인 지배사회에 분노하는 흑인의 저항정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1962년 뉴욕 할렘가에 위치한 아폴로극장에서 역사적 공연을 펼 친 바 있는 소울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살해되자 「Say It Loud, I’m Black, I’m Proud」라는 곡을 발표, 흑인의 긍지를 찬양하며 인권운동의 선두에 섰다. 1971년에는 모타운 레코드사가 발굴한 스타 ‘마빈 게이’가 앨범 『What’s Going On』을 발표하며, 베트 남 참전용사의 관점에서 본 미국사회의 고질적인 병 폐와 타락상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한편, ‘소울’은 흑인음악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카 리스마를 상징하며, 기교와 기법만으로 노래하려는 자세를 비판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소울이 없 는 음악은 기술에 불과하다”는 유명한 말은, 90년 대 이후 흑인음악이 미 음악계를 장악하고 전 세계적 인 저변을 확대하기는 하였으나, 그 기본적인 ‘정신 (Soul)’을 잊고 오로지 자본과 상업적 성공만을 추구 했다는 것에 대한 경계와 비판을 드러내고 있다. 고난의 재단에 뿌려진 거룩한 정신을 망각한 채, 달콤한 열매만을 탐닉하는 음악으로 ‘Soul’을 박제화 하려는 자세에 대한 이와 같은 경고는, 오늘날에도 음악의 본원을 찾고자 하는 전 세계 음악인들에게 경 종을 울리고 있다. 83 음악과 세상 ▲흑인 소울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 ◀ 흑인음악의 산실, 모타운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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