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1월호

82 최 진 태 대한법무사협회 감사·본지 편집위원·법학박사 마르셀, ‘사랑’은무조건적인수용! <지난 호에 이어> 2. 사상 2) 부서진 세계 마르셀은 “당신은 우리들이 부서진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세계는 부서진 시계처럼 부셔져 있습니다.”라고 하였 다. 그는 20세기를 ‘병든 세계’ 또는 ‘부서진 세계(Le monde casse)’라 규정하였고, 이는 현대의 기계화· 기술화·대중화에 따르는 비인간화 현상 때문이라고 하였다. 기계화·기술화·대중화된 오늘의 이 세계는 인간이 기계와 마찬가지로 능률을 올리는 한 단위에 불과하다. 기계와 인간의 동일화는 능률과 효율화라 는 견지에서 각 개인을 동질화하고, 동질화된 인간은 능률과 효용에 의해서 우량품과 폐품으로 구분되며, 폐품이 된 자는 결국 폐기된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기술문명은 인간성을 박탈하 는데, 이것이 현대인간이 빠져있는 절박한 위기상황 이다. 그는 이러한 기계화·기술화의 부서진 세계를 ‘소유의 세계’라 불렀다. 이 세계는 인간이 존재의 근 원에서 멀리 떨어진 자기소외에 빠져버린 세계요, 인 간이 물건화 된 세계이다. 원래 소유한다는 것은 소유하는 주체와 소유되는 객체와의 지배·피지배의 관계이다. 내가 어떤 사물을 가진다는 것은, 그것을 내 신변이나 수중에 두고 마 음대로 이용하고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소유물은 언 제나 소유자의 지배하에 있고 소유자의 욕망 충족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소유의 본질은 주체의 힘에 의한 객체의 일방적 지배이다. 소유의 근본적 목적은 어떤 것을 지 배하는 것이었으나, 현대는 소유물이 소유자를 지배 하게 되는 ‘소유의 역전현상(逆轉現象)’ 즉, 소유의 주 체와 객체와의 주객 전도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우리는 돈을 사용하기 위해 돈을 벌지만, 자칫하면 돈에 사로잡히는 노예가 된다. 인간은 기계를 이용하 기 위해 기계를 만들지만, 결국은 기계에 이용되고 지 배되기 싶다. 사상, 제도, 도구, 조직에서도 이러한 역 전 현상이 생기기 싶다. 인간은 살기 위해 사상을 만들지만, 사상에 사로잡 히고 인간보다 사상을 존중하게 되고 사상의 노예가 된다. 여기에서 인간의 자기소외 혹은 인격의 전락화 (轉落化)가 일어나며, 인간의 비극, 소유의 비극이 발 생한다. 이러한 소유의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 한 길은 소유세계에서 상실한 자아와 주체성을 회복 하는 길이다. 실존주의철학(7-②) 인문학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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