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2월호
68 제25화 쌍방불출석 <글·그림> 김 희 성 법무사(서울중앙회) 미안하구나. 그땐 나도 너무 힘들어서 널 볼 수가 없었다. 회사가 그렇게 허망하게 남의 손에 넘어가고 보니 화가 났었고 네 아버지 탓이라 원망도 했었지…. 네 아버지는 날 찾아와 회사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난 무시했었지. 네 아버지는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언제나 산에 올라가 생각을 정리하곤 했지. 날 찾아온 그 날, 네 아버지는 새로운 계획으로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확신에 차 있었어. 사고가 확실한 건가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연락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 소식을 들어서… 혹시 아버지께서… 그렇게 사고로 가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 절대 약한 마음으로 회사나 가족을 버리고 어리석은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 그 날 내가 네 아버지 계획을 귀 기울여 듣고 같이 산에 갔었더라면 그 친구가 그렇게 죽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너무 괴로워서 제수씨도, 너도 볼 자신이 없더구나…. 정말 미안하다. 네가 그런 생각으로 고통 받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저 경제적인 어려움만 생각하고 뒤에서 도와주면 되 리라 생각했었는데. 진즉에 이렇게 만나 이야기 해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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