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2월호
82 김 청 산 법무사(서울중앙회)·본지 편집위원·연극배우 KBS교향악단의 제690회 정기연주회 교향시와 협주곡,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아!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지난 1월 16일,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프로 그램 중에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가 있다고 해서 예술의 전당으로 달려갔다. KBS 교향악단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러의 교향곡 2편을 잇 따라 들은 소감을 적었으니 소개는 생략하기로 한다. 차이코프스키( P yot r I l y ich Cha i kov s k y, 1840.5.7. ~ 1893.11.6.)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만큼 이나 필자의 애착도 유별나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베 토벤, 바흐에 버금가게 좋아할 것이다. 특히 그의 「바 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 운 바이올린 협주곡의 네 손가락 안에 드는 곡이다. 필자는 군대 가기 직전인 1994년 여름에 이 곡을 처 음으로(고도로 집중해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 연극 반 후배인 황모 군의 자취집에서였다. 선생님인 어머니의 지도로 어려서부터 음악을 들었 다는 그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조예도 뛰어났고, 최신 유행 CD를 사 모으는 데 열심이었다. 지금은 덜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름만 들어도 눈이 휘둥그레질 고급 메 이커의 오디오를, 일체형이 아닌 각각의 컴포넌트 시스 템으로 구성해 가지고 있었다. 한여름 낮에 그 오디오에서 울리는, 정경화가 연주 한 바이올린 소리는 방바닥을 뒹굴던 필자를 단숨에 정좌하고 귀를 기울이게 했다. “야, 황군아, 이 곡이 뭐냐?” “아, 형, 그거요? 차이코프스키구요….” “Op.? 이건 또 뭔 뜻이냐?” “그건작품번호라는뜻인데요, 라틴어 ‘Opus’에서나온 거예요. 같은이름의그룹도있잖아요. ‘난나나나나’….” “아, 그 뭣이냐, ‘Live is Life?’” “빙고!” “야, 너 오늘부터 이 형의 음악 감상 스승 해라.” “예?” “넌 이제부터 얼차려 면제다.” “앗싸~” 그 후로 지금까지 이 곡을 한 천 번은 들은 것 같다. 베토벤의 「운명」보다도 더 자주. 당시 아르바이트로 신 문배달을 하면서 누가 버린 얇은 인티앰프에다, 또 누 군가에게 얻은 자동차용 CDP 분리한 걸 얹어놓고 중 고 스피커를 구해다 연결해 들은 기억도 난다. 가난하지만 행복했고, 정말 진지하게 책 읽듯 현의 소리를 들었던 때다. 그 황군은 지금은 유명한 연출가 다. 늘 나보다 앞서 있던 녀석에게 가지는 시기와 부러 움이란…! 여자도 많이 따르고…. 창작 교향시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까지 이번 연주회의 지휘자 요엘 레비(Yoel Levi)와 솔리 스트 이타마르 조르만(Itamar Zorman)의 협연은 훌 륭했다. 선이 굵고 지나치게 테크닉에 집착하지 않는 미니멀 한 지휘와 여성적인 섬세함과 가녀린 손놀림을 통한 음악회 문화가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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