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3월호
75 수상 수상 언젠가 아주 오래 전에 대학동창 중 친했던 사람의 권유로 민물낚시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평 소에도 낚시를 즐기는, 소위 낚시광으로 전국 유명 저 수지 낚시터를 헤집고 다닌다고 했다. 낚시를 모르는 필자는 그저 친한 친구와 동행하여 소주나 한잔 마실 까 하는 마음으로 따라가 보았다. 낚시터에 도착하여 친구가 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 노라니 하도 심심하고 무료하여 낚시터는 두 번 다시 올 곳이 아니구나 하면서 부지런히 떡밥을 묻혀 낚싯 줄을 던지는 친구를 안쓰러운 표정으로 관찰한 기억 이 난다. 그런데 친구의 말에 의하면 장시간 기다림 끝에 낚 시 봉이 흔들릴 때 낚아채는 손맛에서 일구난설(一口 難說)의 짜릿한 쾌락을 느낀다고 한다. 그 맛을 못 잊 어 기약 없는 기다림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을 듣고 보니 일응 수긍이 가기도 하면서 낚시가 마음을 정화시키고 마음을 닦는 세심(洗心)의 효과는 있겠다 싶어 그 날은 이의 없이 동행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쯤해서 낚시와 그 낚싯밥에 걸려드는 붕어나 기타 물고기는 어떤 놈(?)일까 생각해 본다. 낚시의 떡밥을 무는 물고기는 필시 낚시꾼이 던져 준 미끼를 아무 생각 없이, 혹은 눈앞의 이익에 현혹 되어 덜컥 받아먹었다가 결국 낚시꾼의 손맛을 만족 시킨 후 찌개거리로 제물이 되는 것이리라. 중국 속담에 “신룡불탐향이(神龍不貪香飴)요, 채봉 불입조롱(彩鳳不入雕籠)”이라는 명언이 있다. 그 뜻을 풀이해 보면, “신령스런 용은 향기로운 먹이를 탐하지 않고, 기품 있는 고운 봉황은 집이 화려하다 하여 새 장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즘 들어 한국사회는 소위 갑의 위치에 있는 국회 의원이나 지도급 인사들 중에 조롱(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 인사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무릇 신분이 높아 용(龍)과 봉황의 지위에 있는 사 람들은 그 신통함과 기품을 유지하여 민초들의 생활 을 보살피고 국가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하거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덥석 부정한 먹이(뇌물)을 받 아먹다가 신령한 용 대신 미꾸라지 신세로 전락하고, 기품 있는 봉황은커녕 뱁새의 신세로 감옥(새장, 조 롱)에 수감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게다가 한술 더 떠 지난 해 비례대표 모 의원이란 사람은 민초 중의 민초인 대 리기사를 폭행하는 데 일조해 놓고 모른 체하다가 빗 발치는 여론의 힘에 의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 자 아예 모르쇠로 일관한 바 있다. 가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린다는 말은 이런 때 쓰 라고 생겨난 말이 아닐까. 바라건대 우리 모두 발상을 대전환하여 사회 곳곳 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힘 있는 자는 약자를 보 듬어 안고, 약자는 훌륭한 지도자를 존경하는 풍토 가 정착되어 서로 화합하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봄 을 앞둔 이 겨울의 끝자락에서 간절히 바래본다. 조 한 산 법무사(서울중앙회) 공직자의 사욕과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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