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4월호

안으로XJ는 술품 一三 생명에 대한 외경으로 내공 쌓아가는 ‘村心' 찬비가 내린다. 쓸쓸함을 넘어 침잠한댜 검누런 잔 디며 떨고 있는 나목들은 ‘토실이’가 뛰놀고 졸던 푸 른 초원, 싱싱한 그늘을 이제는 베풀지 못할 것 같다. 터벅거리는 발길로 잊그제 지어진 작은 무덤으로 향 한다. 비에 젖은 꽃은 처량해도 연륜의 표석을 달고 누운 ‘복실이’ , ‘진돌이’ , ‘메리’가 정답게 둘러있어 푸근하댜 일주일 전에 하늘로 간 ‘부비’의 집도 그 아래에 엎 드려 있다. 그들이 지켜서일까, 봉긋 솟은 멘살봉분은 그대로이댜 토설이의 삼우(三處)는 이렇게 지나간다 만, 그가 긁는 상처가 가라앉으려면 얼만큼의 세월이 흘러야할까. 시골살이 16년, 도회인들이 한 번쯤 동경하는 전 원생활을 누렸다고 하겠지만 들여다보면 일구더기 일 상이었댜 밤하늘별이 도시보다 선명하게 내려앉듯이 이곳엔 만남과 이벌 생과 사가 선명하게 지배한다. 그 피지배가 남다르게 누리는 행복이라면 어느 정도 맞는말이다. 농사를 짓고 풀을 베고 정원을 가꾸다 보면 생명과 부딪힌다. 몇 년 전, 예초기로 묵힌 발의 풀을 치면서 알을 품고 있는 까투리를 잘라버린 비극이 있었다. 곧 부화할 새끼 생각에 엄마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든지 요란한 기계소리에도 납작하게 엎 드려 있다가 무지막지한 칼날에 꼬리부분이 잘린 것 이댜 72 4; 법무사(울산회) 치명상을 입고도 알을 움켜쥐고 있는 어미를 보면서 “아이구나 이를 우짜노…!" 하는 비명이 홀렀다. 얼른 데리고 와서 치료를 했으 나 허사, 눈을 감고는 ‘양민을 쏘아버린 병사의 망연 자실’을 죄 값으로 청했다. 생명에 대한 외경(異敬)이 가슴깊숙이꽂혔다. 살다보니 강아지를 기르고 닭을 치고 고양이, 토끼, 잉어를 식구로 들이게 되었다. 팔이 덥석 얻어 와서는 좋아하고 아프면 병원 가라고 성화만 부리는 녀석들 도그중에 끼어있다. 고향의 소년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손자들을 태우 고 싶어서 소와 당나귀까지 들이려다가 집사람의 반 대로 좌절되기도 하였댜 어쨌든 그들과 어울리는 시 간은행복하댜 하지만 뒤치다꺼리는 만만찮다. 무엇보다도 주검을 맞고 나면 트라우마를 안게 된다. 안락사를 시키려고 온 수의사를 잠깐 기다리게 하고는 마지막 생명을 대 리고 함께 뛰놀았던 집 주위를 돌면서 "좋은데로가거라!" 하고 읊을 때면 슬픔온 도를 넘는다. 生을 만나 기 뻐하고 死를 당하여 슬퍼하며, 손수 관을 짜고 무덤 을 짓는 일을 되풀이하면서 생명에 대한 외경으로 내 공을 쌓아가는 촌심(村心) , ‘이것이야말로 시골에서 만 얻을 수 있는 자연산이 아니랴! 토실이는 2000년 이곳에 집을 지어 이사할 때 앳 된 강아지로 같이 왔다. 동서(同培)가 우리 집이 외지 다면서 진돗개 한 마리와 잘 짖고 병에 강한 발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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