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6월호

78 인문학의 창 잡아먹는 바람에 오디세우스를 뺀 모두가 죽임을 당하 고 만다. 혼자 남겨진 오디세우스는 바다를 표류하다 칼립소 섬에 닿았고, 이 섬을 떠나는 과정에서 뗏목이 파선되어 스케리아 섬의 공주인 나우시카아의 도움으 로 잠시 스케리아 섬에 머물게 된다. 스케리아 섬은 환상계와 현실계를 이어주는 일종 의 중간지대로,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해 ‘좋은 저승’으 로 보이는 곳이다. 오디세우스는 지금까지의 있었던 모 든 이야기를 나우시카아와 그녀의 아버지 ‘알키노오스 왕’에게 들려준다. 3) 오디세우스, 왕의 귀환 오디세우스는 나우시카아와의 결혼을 물리치고 고 향으로 돌아간다. 고향땅에 도착한 그는 아테네 여신 을 만난다. 여신은 그의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 려주고는 그의 머리를 뚝 치더니 그를 거지꼴로 만들어 버린다. 오디세우스에게는 스무 살쯤 된 아들 텔레마코스와 20년 동안 수절한 아내 페넬로페가 있다. 아들 텔레마 코스는 아테네 여신의 명으로 그간 아버지의 행적을 찾 아 떠나 있었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소식을 듣기 위 해 네스트로와 메넬라오스를 만나러 갈 때 아테네 여신 은 ‘멘토르’라는 사람으로 변신해 그와 동행한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가 고향을 떠날 때 자신의 아들 을 부탁했던 바로 그 친구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 는 ‘멘토(Mentor)’가 바로 여기서 유래한 단어인 것이다. 거지꼴이 된 오디세우스는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충직한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를 먼저 찾아간다. 여기 서 여행에서 돌아온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나 서로를 알아본다. 다음날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갔으나, 20년 만에 거지꼴로 나타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 무도 없었다. 다만 ‘아르고스’라는 늙은 개만 주인을 알 아보고 꼬리치다 죽는다. 그 다음날,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를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108명의 구혼자와 활쏘기 시합을 펼치게 된다. 그는 활로 12개의 도끼를 꿰뚫고 모든 구혼자들을 처 치하지만, 페넬로페는 자신이 내는 수수께끼를 통과해 야 한다는 마지막 과제를 부여한다. 그의 집에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바로 움직일 수 없는 침대였다. 땅에서 자라난 올리브 나무를 베지 않은 채 대 충 자르고 다듬어 하나의 기둥으로 삼고, 옆에 다른 기둥 들을 세워 침대를 만들었던 것이다. 아내는 수수께끼도 아닌 듯이 지나가는 말로 “그 침대를 내오라”고 한다.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지금까지의 자제력을 잃고서 “누 가 내 침대의 다리를 베어냈느냐”며 불같이 화를 낸다. 이 태도가 바로 정답이었음에 페넬로페는 무릎을 꿇는다. 모든 과제를 푼 오디세우스는 다음날 교외로 나가 자 신의 아버지를 만난다. 아테네 여신은 이제 오디세우스 를 왕으로 섬기며 평화롭게 살라고 명하는 것으로 「오 디세이아」의 방대한 이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디세이아」의 철학,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세상 「오디세이아」는 피의 복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화해 와 평화를 찾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정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도덕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완성되어가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혹은 자신의 자 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1) 현실주의적 인생관 「일리아드」의 영웅들은 인간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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