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법무사』 2015년 6월호 수용하고, 랩에 멜로디를 결합하거나 신시사이저를 포 함한 전자사운드 연주를 중요한 요소로 부각하는 등 다 채로운 사운드와 정서를 수용하는 자체 정화를 시도한 것이다. 또한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음 악적 저변을 넓혀 나가려 노력했다. 덕분에 힙합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대부 ‘MC 해머’를 비롯해 퍼프 대디, 에미넴, 카니예 웨스트 등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제는 음악의 범위를 넘어 영화, 패션, 클럽 등 다양한 생활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90년대 주류 문화로 등극하게 되었다. R&B, 록, 팝 등에서 여성 뮤지션들의 활약 두드러져 한편, 90년대는 힙합음악과 더불어 수많은 알앤비 (R&B) 스타가 탄생한 시대이기도 하다. ‘보이즈 투 맨,’ ‘올 포 원’ 등의 유명한 남성그룹들도 인기를 끌었으나, 특히 여성 싱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알앤비 디바 (Diva)들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이다. 1985년, 혜성같이 등장한 파워풀한 보컬의 흑진주 ‘휘 트니 휴스톤’은 데뷔곡 「Saving All My Love For You」와 「Greatest Love Of All」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하였고, 1992년 영화 「보디가드」의 OST 「I Will Always Love You」는 12주간이나 빌보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 면서 본격적인 알앤비 Diva의 시대를 열어 젖혔다. 1990년에는 세련된 기교와 짙은 R&B 감성으로 데뷔와 동시에 「Vision Of Love」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 머라이 어 캐리가 등장해 옥타브를 가늠할 수 없는 「Emotion」, 감성 발라드 「Hero」 등 발표하는 곡마다 빌보드 1위를 차 지하며, 미국 팝 역사상 가장 많은 빌보드 1위를 기록한 여성가수로서 ‘알앤비 디바’의 명성을 이어간다. 이 외에도 매력적인 저음이 일품인 「Unbreak My Heart」의 토니 브랙스톤과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 ‘쟈넷 잭슨’, 흑인여성그룹 ‘TLC’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이 후 R&B는 브라이언 아담스나 리차드 막스 등 어덜트 컨 템포러리 계열의 싱어들까지 차용할 정도로 모든 장르 를 통합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90년대에는 기존의 팝과 록 장르들도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캐나다 출신의 ‘셀린 디온 (Celine Dion)’은 절제된 감성과 청아한 팝 보컬로 「Because You Loved Me」와 리메이크곡 「Power Of Love」, 영화 「타이타닉」의 OST 「My Heart Will Go On」을 히트시키며, 휘트니 휴스톤, 머라이어 캐리와 더 불어 ‘3대 Diva’의 반열에 올랐다. 한편, 1996년에는 섹스어필로 상징되는 여성성을 거 부하며 여성 로커로서의 자존심을 살리려 했던 싱어 송 라이터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이 그래 미 4개 부문을 수상하며 록 음악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였고, 1997년에는 「Angel」, 「Adia」로 그래미 ‘최 고 여성 보컬상’을 수상한 ‘사라 맥라클란’이 여성들만 의 록 음악제 ‘릴리스 페어(Lilith Fair)’를 열어 대성공 을 거두는 등 록 장르에서도 여성뮤지션들의 괄목할 만 한 활약이 이어졌다. 1990년대, 팝음악을 비롯한 대중문화의 주인공은 그 동안 문화의 비주류로 소외되었던 흑인과 여성들이었 다. 이는 단순히 얼굴만 바뀐 유행문화의 순환현상을 넘 어, 소외된 계층이 주도하던 하위문화가 오랜 기간 억눌 렸던 정서를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표출되고,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주류로 등장하는 문화적 쾌거를 이룬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그것이 대형화된 자본에 의한 산물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시대가 소망하는 다양한 계층의 욕구를 반 영한 결과물로서 달라진 창법과 가사전달 수단을 통해 문화의 외연과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넓어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음악과 세상 ▲ 서부와 동부힙합 간 갈등으로 비극적 인 최후를 맞은 투팍(왼쪽)과 비기. ▲ 여성 록 음악제, ‘릴리스 페어’에서 노래하는 사라 맥라클란(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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