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7월호
78 배 영 원 법무사(서울북부회) 수상 정민의 ‘세설신어( 世說新語 )’, 다산의일화 다산에게 배우는 인생론 우리마음의중간지대 시도때도없이들끓는감정조절이늘문제다. 기쁘다가슬퍼지고들떴다가이내시무룩해진다. 즐거움은오래가 지않고괴로움은늘곁을맴돈다. 만남이기쁘지만헤어짐은안타깝다. 이모든감정을딱잘라평균을내서늘일정 하게유지할수있으면얼마나좋을까? 유배지의다산도이같은감정처리에고심이많았던것같다. 강진병영(兵營)에병마우후(兵馬虞候)로근무하던이중 협(李重協)은적막한다산초당을찾아와한번씩떠들썩한자리를만들어놓고가곤했다. 그런그가다산도싫지않았던 모양이다. 한 3년을그렇게왕래하던그가하루는풀죽은목소리로말했다. “임기가차서곧서울로올라갑니다.” 한동안말이없던다산이그를위해붓을들었다. “즐거움은 괴로움에서 나오니 괴로움은 즐거움의 뿌리다. 괴로움은 즐거움에서 생겨서 즐거움은 괴로움의 씨앗 이다. 괴로움과즐거움이생기는것은동정(動靜)과음양(陰陽)이서로뿌리가되는것과같다. 통달한사람은그연유를알아, 기대고엎드림을살피고성하고쇠함을헤아려내마음이상황에반응하는것을늘일 반적인정리와반대가되게끔한다. 그래서두가지가그취미를나누고기세를줄이게한다. 마치값이싸면비싸게사들 이고비싸면싸게내다파는한나라때경수창(耿壽昌)의상평법(常平法)처럼해서늘일정하게한다. 이것이고락에대 처하는방법이다.” 다산의말뜻은이렇다. ‘자네 있어 즐거웠고 떠난다니 서운하네. 늘 이리 지낸다면 각별히 즐거운 줄 모르고 그러려니 했겠지? 헤어짐이 아쉽지만훗날내가귀양에서풀린뒤자네가불쑥고향마을로나를찾아와주면그기쁨이배로될걸세. 그러니그 간의즐거움으로오늘의슬픔을맞가늠하세나. 일렁임없이내자네를보내려네.’ 그리고끝에한마디를더보탰다. “거센 여울과 잔물결이 섞여 물은 무늬를 이루고, 느린 각성(角聲)과 빠른 우성(羽聲)이 어우러져 음악은 가락을 이루게되지. 내벗은슬퍼하지말게나.” 세밑의황황하던마음이이한마디에그만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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