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8월호

82 미국에서 폭력 문제를 오 랫동안 연구해 온 정신의학 자인 제임스 길리건( James Gilligan)은 저서 『위험한 정치인』에서 1900년부터 진 행되어 온 미국의 자살률과 살인율의 통계를 분석한 결 과, 자살과살인의진짜범인 은 ‘불평등’이라고진단한다. 폭력·살인 등의 극단적 범죄와 경제적 상황을 연관 해 보면 ‘경제사정이 갑자기 달라지기 전까지는 모든 기간 동안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던 인구 집단이 불경 기가 시작되어 수백만 명이 직장에서 해고된 다음에만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국가 안에서도, 그리고 국가와 국가 간 통계 비교 에서도 살인율은 소득 불평등 비율에 정비례하고 국내 총생산에는 반비례했다. 실업률이 내려가고 국내총생 산이 올라가면 절대적·상대적 빈곤이 모두 줄어들고, 이 두 변화는 살인율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인은 통념상 경제성장을 원하면 공화당을 찍어야 하고, 민주당은 분배와 평등지향적인 정책으로 성장의 숨통을 막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공화당은 표면적으로는 인플레 이션을 막는다면서 실업·불황·불평등을 높이는 경제정 책을 추구했지만, 실제로는 인플레이션을 막는 능력이 민주당보다 별로 뛰어나지 않았다. 공화당 집권기에 빈곤과 폭력 치사율이 높아졌음에 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번영과 치안의 정당’이라고 주 장하는 공화당이 번번이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다. 역 설적인 것은 오히려 그런 공화당의 무능이 공화당이 표를 얻으려는 유권자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그에 대해 공화당이 폭력 범죄의 수준을 높 이는 효과가 있는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99%의 다수 대중들을 분열시키고, 결과적으로 1%의 상류층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불평등으로 인해 저소득층 사람들이 주로 범하 게 되는 폭력 범죄가 늘어나게 되면, 99% 중에서 중 상류층과 중하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저소득층에게 공포와 분노를 느끼면서 정작 나라 전체의 재산과 소 득을 가로채는 것이 1%의 상류층이라는 사실은 알아 차리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한 전략가는 이를 빗대어 “미국의 범죄는 공화당에게 공짜로 주어 진 억만금의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살인과 자살, 그리고 수치심의 정신의학적 관계 저자는 보통 폭력·살인 같은 강력범죄는 사회정치적 문제라고 생각해도 자살은 정치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신적·윤리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 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 청 산 법무사(서울중앙회)·연극배우 제임스 길리건의 『위험한 정치인』 미국 정치에서 배우는 ‘불평등’의 사회심리학 법무사의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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