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법무사』 2015년 10월호 푸드셰어링 - 환경보호 ‘공유경제 운동’ “남는 음식 서로 나눠 먹어요!” 독일에 가면 이색적인 풍경 하나를 볼 수 있는데, 바 로 길거리에 놓인 냉장고다. 이 냉장고 안에는 당근, 양배추, 감자, 빵, 버터 등의 식료품이 가득 채워져 있 다. 혼자 먹기에는 많은 음식들을 사람들이 가져다 놓 은 것이다. 누구든지 필요한 사람이면 냉장에서 음식을 꺼내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 이 길거리 냉장고가 시작된 계기는 2010년 독일의 다 큐멘터리 감독인 발렌틴 튀른이 「음식물 쓰레기의 불편 한 진실」이라는 다큐 영화를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 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쓰레기로 몸 살을 앓고 있는 지구 환경을 생각하자는 운동이다. 이후 감독은 지인들과 함께 웹사이트(foodsharing. de)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 불과 2년 만에 회원 5만 5천 명이 동참하여 이들이 줄인 쓰레기 량만도 1,000톤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은 환경보호뿐 아니라 이웃 간의 유대를 돈독하게 만드는 효과도 나타내고 있 다. 이렇게 시작한 푸드셰어링 운동은 연쇄반응을 일으 켜 또 하나의 음식물 절약 사이트(Lebensmittelretten. de)가 등장했다. ‘푸드 세이버’로 명명된 이 사이트의 회 원들은 채소 가게나 빵집 등과 협력해 그날 팔지 못하고 남은 재료들을 걷어 이웃과 나눈다. 이 운동은 독일뿐 아니라 이웃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까지 확산되어 현재 ‘푸드 세이버’로 활약하는 사 람만 9,000명 정도이며, 독일에서만 상점 1,000곳이 동참하고 있다. 미래의 블루오션, 공유경제기업의 성공요건 공유경제의 정의와 범위, 국가사회적 가치 등에 대 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지만, 앞으로 공유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이 동 의하는 입장이다. 세계적인 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세계 공유경제는 연평균 20% 성장하여 2013년 150 억 달러 규모이던 것에서 2025년이 되면 3,350억 달 러까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가 새로운 경제 패 러다임으로 자리를 잡고, 또 공유경제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공유경제 서비스 기업들은 사용자 확대가 최 대 관건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야 거래 활성화 및 수익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신뢰와 안 전성 문제를 들 수 있다. 공유경제 서비스 기업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거래 당사자 간의 믿음을 어떻게 확보 할 것인가? 온라인 거래에 따른 정보의 정확성, 거래의 지속가능성, 결제시스템의 안정성 면에서 참여자 상호 간의 신뢰는 공유경제의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이다. 셋째로는 기존 사업자, 기존 제도와의 조화를 어떻 게 모색할 것인가의 문제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기존 산업의 가치사슬을 파괴하면서 지구촌 여기저기서 사 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도 서울시가 우버 서비스의 전 면중단을 선언하였고, 기존 사업자들도 공유경제 서비 스가 정부 허가나 규제 없이 사업을 한다며 반대하고 있 다. 이외에도 에어비앤비·우버에도 사례가 있듯이 조세 회피나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공유경제의 핵심은 우리 주변의 버려지는 가치, 사용하지 않는 가치를 찾아 ‘공유’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미래를 지배할 블루 오션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인 공유경제의 큰 흐 름을 가로막거나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속담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어떤 사람은 벽 을 쌓고, 어떤 사람은 풍차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 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유경제에 직접 참여하거나 공유경제기업들과 협업하기 위해 혁신의 길로 떠나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바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풍차를 만들 것인가?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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