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10월호

84 김 청 산 법무사(서울중앙회)·연극배우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 산책』 종횡무진 ‘미국 풍속사’ 잡학사전 법무사의 독서노트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발칙한 유럽 산책』 등으 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빌 브라이슨. 『TIME』 지가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고 평했다는 이 시 대의 재담꾼이다. 오늘 소개 하는 『발칙한 영어 산책』도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든, 지 식의 백과사전이다. 소설이 아닌데도 그가 풀어놓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보따리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해 안달 난 손가 락을 춤추게 하고, 여기저기 밑줄을 긋거나 색연필로 칠하고, 인용된 참고서를 찾아보기 위해 책장의 한 귀 퉁이를 접게 한다. 1620년 영국의 청교도 102명이 ‘메이플라워(The Mayflower)’ 호를 타고 뉴잉글랜드의 플리머스 (Plymouth)에 도착한 필그림(Pilgrim, 청교도)들의 이야기부터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국가수립 및 서부 개척, 남북전쟁, 미국인들의 음식문화와 쇼핑, 영화 및 자동차와 철도, 비행기, 섹스의 주제에 이르기까지,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오히려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토록 잘 버무린, 하지만 모든 서술 에 확실한 출처와 근거를 대는 꼼꼼한 잡학사전이 있 었던가? 단언컨대,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에 그의 다른 책들 을 구해 보기 위해 서점을 기웃거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약 300년간의 미국 풍속사를 저자가 이끄는 대로 종횡무진 다니다 보면, 덤으로 현대 미국 영어의 다양 성과 몇 가지의 어원과 사연을 알게 되고, 조금 더 풍 성해진 어휘에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다. 더불어 산업 •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자라고 알고 있는 ‘크리스 콜럼 버스’나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둘 다 현재의 미국 땅 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았다는 사실, • 게임회사 이름으로 유명한 ‘블리자드(blizzard)’는 원 래 ‘눈보라’라는 뜻이 아니었던 점, • 영국에서 건너와 다른 뜻을 가지면서 정착된 수많은 단 어와 함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자양분을 듬뿍 빨아들 여 지금까지의 미국어가 풍요롭게 형성되었다는 것, • 1776년 초의 미국인은 사실 독립의 꿈도 꾸지 않았 다는 점, •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사실 너무 짧아 기자들이 미처 옮기지도 못했고, 아주 나중이 되어서야 명연설 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 • ‘O.K.’는 ‘Oll Korrect(마치 콩글리쉬 같다)’라는 말을 줄여 신문에서 최초로 쓰였다는 사실, • 에디슨이 자기 이름으로 받은 특허만 해도 1,000개가 넘을 정도로 발명왕이자 사업가이기도 했지만 독점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리는 전제군주 형이었다는 점, • 햄버거의 원산지라고 하는 독일의 함부르크에서는 정 작 그런 음식을 만든 적이 없다는 사실, • 코카콜라는 특허출원 되어 있지 않다는 것, • 허리우드는 영화판의 박해를 피해, 전혀 상관없는 마 을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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