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12월호
78 현대철학의사조와분파③ 인문학의창 그는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으로는 2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 첫 번째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방식인데, 이 를 ‘분석’ 이라 하고, 두 번째는 사물의 본질 속으로 들 어가서 직접 그것과 공감하는 것으로 이를 ‘직관’이라 하였다. 전자는 공간적 물질의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후자 는 시간적 생명의 세계, 즉 의식의 세계를 그 대상으로 한다고 하였다. 분석은 사물을 어떤 관점 하에서 어떤 기호에 의존해 인식하는 방식으로서 상대적 인식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에 관한 관찰의 결과는 관찰자가 관찰하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관찰 즉, 분석을 행하는 것이 지성이다. 이에 반하여, 직관은 대상의 내부에 잠입하여 그 대 상의 고유한 것과 일체가 되는 지적 공감으로서 절대 적 인식이다. 이러한 직관을 행하는 것이 ‘본능(혹은 충동)’이라 한다. 분석은 실증과학의 방법으로서 형이상학 또는 철학 의 방법이다. 직관은 그저 눈으로 보고 인지하는 단순 한 인식방법이 아니라, 마음의 눈(心眼)으로 보고 사물 의 본질을 직접 파악하는 고도의 인식능력이다. 예컨대, 음악은 단순한 개념으로 분석하거나 설명으 로서는 도저히 그 본질을 알 수 없고, 그 음악의 생명 과 우리 자신의 생명이 서로 부딪혀서 하나가 되는 신 비적인 자타융합의 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생(生)이나 고정된 생이 아니라 유 동하는 생 또는 살아있는 생의 본질, 즉 순수지속의 세 계를 파악하려면 분석적인 방법으로서는 불가능하고, 대상의 내부로 파고 들어가서 그 대상의 살아있는 생생 한 생명과 하나로 일치하는 공감, 즉 철학적 직관에 의 해서만생명의본질을비로소파악할수있다고한다. 다. 생의 약동(躍動) 베르그송은 순수지속을 생명의 본질이라 하여 생명 은 부단히 변화 유동하고 창조된다고 하였다. 즉, “우리 의 인격은 부단히 성장하고 성숙하는 것”이며, “의식적 생물에 있어서는 존재한다는 것은 성숙한다는 것이오, 변화한다는 것은 한없이 자기를 창조하는 것”이고, “지 속이란 발명을 의미하고, 형태의 창조를 의미하고, 절 대적으로 새로운 것을 부단히 창조해 나간다는 뜻”이 라는 것이다. 지속의 구체적인 내용은 ‘창조적 진화’다. 따라서 전 우주가 창조적 진화의 일대체계이다. 우주와 우주 속에 있는 모든 생물은 지속하고 진화 하여, 모든 생명은 그 본질에 있어 하나의 공통된 본원 적인 힘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이 힘을 베르그송은 ‘생의 약동(elan vital)’이라 하였다. 생의 약동은 잡다한 종류의 다양한 생명체로 진화 하는 도상에서 ‘식물적 방향’과 ‘동물적 방향’의 2가지 방향을 취한다. 식물의 특징은 고정성과 무감각성이 고, 동물의 특징은 운동성, 감각성 혹은 의식성이다. 동물적 생명의 방향은 다시 척추동물과 절족동물의 각 방향으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정점에 있는 자가 인간이오, 후자 경우 정점에 선 자는 곤충이다. 인간의 특색은 지성에 있고, 곤충의 특색은 본능에 있다. 식물적 생명에 있어서는 의식이 깊은 혼수상태에 빠 져 있지만, 동물적 생명에 있어서는 의식이 2가지의 방 향, 즉 곤충의 특색인 본능과 인간의 특색인 지성으로 진화한 것이다. 여기에서 인간의 지성은 인식의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위한 기능 혹은 도구를 만드는 능력을 말한다. 환언하면, 공작인·제작인의 관 점에서의 지성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성의 본 질적 기능은 어떠한 환경(environment) 속에서도 수 단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 라. 사랑의 약동 베르그송은 사회를 개방사회와 폐쇄사회로 2대별 하였다. 폐쇄사회는 그 사회의 각 성원이 그 사회 이 외의 사람들에게 냉담하게 공격 혹은 방어의 준비를 취하고 전쟁의 태세를 갖추면서 성원끼리 서로 연결 되어 있는 사회이다. 인간의 원래 모습은 폐쇄사회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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