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3월호
5 4 법무사 2016년 2월호 문화의 멋 • 사진이 담은 이야기 화엄사 홍매화, 검붉은유혹에빠지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후 찾아온 따사로운 봄날, 만물은 기지개를 켜고 세상은 홍매화의 유혹에 빠진다. 붉은 빛으로 치장한 홍매화의 요염한 자태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음을 뺏긴다. 매화꽃이 겹꽃이라 ‘만첩홍 매화꽃’이라고도 부르는 홍매화. 화엄사 각황전 앞에 계파선사가 심었다는 꽃, 그 꽃잎이 유독 검붉어 ‘흑매화’라고도 부른다. 봄꽃 중 가장 강렬한 색채로 봄을 물들이니 우리네 마음도 붉게 물든다. 아침 해가 산사의 기와지붕을 비추고, 아리따운 홍매화 꽃잎 하나하나 쓰다듬을 때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셔터 소리에 지나가던 바람조차 풍경에 매달려 딸랑딸랑 아부를 한다. 삼백 년을 한자리에서 버텼으니 그 속을 뉘 가늠할까.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잎이야 화무십일홍이나 인내와 절개로 삼백 년 이상을 견딘 나무의 열매, 그 매실이 달고 아삭아삭 쌉싸름함은 당연한 것이다. 이제 붉은 유혹에서 벗어나 홍매화의 굳은 절개와 인내, 고결함과 결백을 보는 혜안을 가져 보자. 윤민식 법무사(서울중앙회)·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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