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문화의 멋 • 법률이 있는 영화 ‘부러진 화살’은 어디로? 증거조작 논란 ‘지식인’은 단순한 사회·직업적 범주보다는 사회학적 정의에서처럼 위상이 문제가 된다. 위상이란 윤리적인 정의에 대한 개인의 의지를 넘 어선 집단적 규범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지식인의 투쟁은 곧 휴머니즘 의 가치를 짓밟는 모든 것에 대한 투쟁으로 인식된다. 특히 그것이 법정 의 진실을 둘러싼 투쟁일 때는 정의와 진실을 위한 투쟁에서의 가치적 본질과 그 구체적인 해석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은 한 대학 교수가 퇴근하는 판사를 따 라가 석궁테러를 가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지식인으로 대 표되는 ‘교수’라는 신분적 위상을 가진 가해자로 인해 그 실체적 진실 판단을 두고 도덕적·사실적 정황 논박이 항소심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영화의 주인공 김경호 교수(안성기 분)는 대학별 수능시험의 수학문 제 오류를 발견하고 이의를 제기하지만, 교수회의는 출제위원의 명예 를 위해 덮어두자고 한다. 이후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그는 복직확 인소송을 불사하지만 결국 패소하고, 재판이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누 적되어 패소 판결한 판사를 따라가서 석궁으로 위협한 후 달아나다 현 장에서 체포된다. 이후 재판은 경찰이 현장에서 피해자의 몸에 발사된 증거로 수거했 다는 ‘부러진 화살’이 증거 제출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논란에 휩싸 인다. 남겨진 9개의 화살에는 혈흔이 없었고, 피해자인 판사의 속옷 중 와이셔츠에 묻었다던 혈흔은 판사 노모의 세탁으로 지워졌다는 상황 이다. 김경호는 증거가 인멸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 지기도 전에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규정한 전국법원장회의로 인해 자 신의 재판은 요식행위로 전락했다”고 항변한다. 결국 실체적 진실 게임의 결정적 증거인 부러진 화살은 재판 과정 에서 제출되지 못했고, 증거자료의 세탁으로 입증자료 조작이라는 빌 지식인, 사법부를 향해 『부러진 화살』 한국 / 드라마 / 100분 2012.01.18 개봉 15세 관람가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오성재 법무사 (대구경북회) 실제 석궁사건 재판 속 ‘실체적 진실 논박’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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