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6월호

80 문화의 멋 • 공감 인문학 1879년(40세)부터 이듬해까지는 월간 『통속과학』지 에 「과학논리적 해명」이란 논문을 6회 연재로 발표하고, 1879년에 존스 홉킨스대학교 대학원장 질멘에게 편지를 보내 구직을 부탁, 2년 후 시간강사 자리를 얻는다. 이후 퍼스는 전임교수가 되려고 많은 애를 썼으나 전임 자리를 얻지 못하고, 5년간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였는데 이때 듀 이도 청강생이었다고 한다. 약간의 유산을 물려받게 된 퍼스는 측량소를 사직하고 펜실베이니아 주의 벽지인 밀퍼드로 들어가 은퇴생활을 시작한다. 한적한 곳에 집 한 채를 얻어 다락방을 조그만 강의실로 개조해 홉킨스대학에 학생을 보내달라고 요청했 지만, 보내주지 않아 꿈은 좌절되었다. 퍼스의 말년은 수입이 없어 비참했는데, 빚에 쫓겨 채권 자들이 찾아오면 다락방 사다리를 끌어올려 숨고는 집에 없는 척하기도 했다고 한다. 1909년(70세) 무렵에는 진행 성 암에 걸린다. 암으로 인해 글을 쓰는 고통이 심하자 아 편을 복용하면서 글을 썼다고 한다. 퍼스는 친구들이 보내준 용돈과 서평이나 잡문 등의 원 고료로 말년의 생활을 하다가 병든 아내 곁에서 조용히 잠들었다. 1914년, 그의 나이 75세 때였다. 왕래하는 사람 이 없어 오직 아내 혼자서 궁색한 장례를 치렀다. 퍼스의 유고는 겨우 100달러에 하버드대학에 팔렸다. 궁색한 생활 속에서 생을 마쳤으나, 사람들은 그를 논리실 증주의의 선구자, 위대한 논리학자, 심원한 깊이를 가진 초 월주의적인 형이상학자로 평가하고 있다. 퍼스는 칸트를 연구하다가 칸트가 실천적인 면을 중시 하고 실용적인 것을 경시한 것을 비판하며 실용적인 철학 을 주장한다. 실용주의(pragmatism)란 말도 퍼스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그의 실용주의는 제임스, 듀이 등에 의해 계승되어 미국의 철학으로 확립되었고, 세계 각국으로 전 파되었다. 사상 (1) 신념의확립 퍼스는 지식이나 관념은 행동과 결부할 때에만 그 의미 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행동은 신념을 통해서 이루어지 는 것으로 신념 없이 행동할 수 없으므로 신념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퍼스에게는 행동에 앞 서 신념의 확립이 중요하다. 그는 우리가 학문을 하는 목적도 신념을 확립하는 데 있다고 했는데, 신념은 ①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것이고, ②그것은 의심 때문에 생긴 불안정을 진정시켜 주고, ③행 위의 규칙, 즉 습관을 확정시켜 준다. 신념이 없으면 의심하게 되어 사고를 하게 되고, 사고를 통하여 신념을 갖게 되고, 신념을 갖게 되면 그에 따라 행 동한다. 따라서 신념은 어떤 상황에 처하여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의 지침, 곧 행동규칙이 된다. 그는 우리가 신념을 확립하는 데에는 •고집의 방법, •권위의 방법, •선험적 방법, •과학적 방법 등이 있다고 하였다. 고집의 방법은 자기의 신념을 덮어놓고 옳다고 하 는 것이고, 권위의 방법은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이 옳다고 하였으므로 옳다는 것이다. 선험적 방법은 이성적 직각(直覺)에 호소하는 것인데, 자기의 이성적 직각이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른 경우에는 판 단의 기준이 없고 마지막의 과학적 방법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그것은 경험 위에 실제론적인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2) 실험주의 퍼스는 신념을 확립하려면 하나의 관념을 명백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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