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6월호
81 법무사 2016년 6월호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그 관념이 지시하는 대상이 초래할 수 있는 실제적인 효과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어떤 관념이 어떤 실제적인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관념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사물을 ‘단단하다’라고 할 때, 그 의미는 그것을 여러 가지 물체로 긁어도 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단단하다’는 성질의 관념은 시험해 보고 나서 그 결과 에 따라 규정될 수가 있다. ‘무겁다’는 관념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떠한 ‘실험실의 사고법’을 일반화하였다. 실험은 때로는 일개인에 의해서 수행되지만, 실험에 의해서 얻어진 과학적 명제는 보편성 이 있다. 우리는 그 명제를 신봉함으로써 행동을 하고 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3) 진화론적우주 그는 하나하나의 물리적 현상을 ‘현사태(Event)’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사태는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함으 로써 현사태에서의 새로운 돌발성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모든 운동은 어떤 돌발 가능성, 즉 어떤 기회에 새로운 형태로 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현사태는 새로운 사태 로 변하며, 또 새로운 사태는 어떤 새 법칙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떤 법칙도 절대적인 것,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 하나 의 법칙은 새 법칙으로 변하게 되며, 이와 같은 기회를 통 하여 우리는 진화한다. 이것이 퍼스의 ‘우선주의(Tychism) 이론’이다. 그는 현사태는 새로운 사태로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하 여 연속적 변화를 강조하였다. 즉, 현사태에서 새로운 사 태로 돌발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연속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물질계에 있어서나 정신계에 있어서도 동일한 데, 정신계, 곧 사람의 의식에 있어 더 현저하다고 하였 다. 이는 ‘연속주의(Synechism) 이론’이다. 돌발적인 변화 가 연속되면서 우주는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혼돈에서 조화로운 우주로 진화하는 데는 ‘창조적 사랑 (Evolutionary Love, Agape)’의 원리가 있다. 우주의 진화 도 우주 속에 있는 사랑에서 유래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자애주의(Agapism) 이론’이라 한다. (4) 과학과종교의양립 우주의 진행은 ‘창조적 사랑’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창 조적 사랑이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는 ‘관념이란 그것이 예시하는 것이 검증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그의 반형이상학적(反形而上學的) 태도에 배치된다. 즉, 그가 검증할 수 없는 관념인 ‘신’을 인정함으로써 종 교를 긍정하고 있는 것은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하여 그는 과학적 성과, 즉 ‘과학적 지식은 검증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진리이며, 종교의 성과, 즉, 종 교적 지식은 유용한 것이기 때문에 진리’라고 하여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려고 하였다. 그는 진리의 기준을 검증가능성과 유용성에 두고 있다. 따라서 그의 사상은 경험론과 공리론을 종합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검증할 수 있는 관념 및 명제는 ‘참(眞)’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거짓’이라는 입장은 경험주의에 속한다. 효과 있는 관념 및 명제는 참이고, 그렇지 않는 것은 거짓 이라는 입장은 공리주의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과 종교의 성과를 함께 인정했는데, 이를 두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두개의 뿔을 가진 사상(two horned thought)’이라 비판했지만, 이 같은 태도는 실용주의의 전 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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