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6월호

84 지심도에서는 파도도 말을 『나를 치유하는 여행』 문화의 멋 • 시야가 트이는 책 읽기 전국의 힐링 여행지 정보와 인문적 사유까지! 20, 21 두 세기의 가객 조용필의 노래는 다 좋다. 주옥 같은 그의 노래들 중에 많은 이들의 노래방 18번은 「여행 을 떠나요」다. 더구나 이제 초입에 들어선 여름에는 더 그 렇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 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를 떠나는 여행은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 의 흐르는 물”에 이르러 무반주에 박수나 허벅지 치는 것 으로 박자 맞춰 부르는 “여.행.을.떠.나.요.즐.거.운.마.음.으. 로.모.두.함.께.떠.나.요. 아~~~ 메아리” 지점에 이르면 몸 은 도시의 좁은 노래방일지라도 마음은 이미 지리산 뱀사 골, 설악산 천불동, 한라산 천지연 폭포에 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친 김에 배낭을 꾸렸던 것인데, 사실은 조용 필의 노래 때문이 아니고 이호준의 신간 여행사진 산문집 『나를 치유하는 여행』(나무옆의자 펴냄)을 읽다가 마음이 구름 위로 떠서다. 신문기자였던 이호준은 우리 땅은 물론 전 세계를 떠돈 여행작가이자 시인이다.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다. 『나를 치유하는 여행』이 전국 에 걸친 힐링 여행지에 대한 볼거리, 먹거리, 잠자리 등 기 초정보는 물론 스토리, 문학, 역사, 철학, 사유, 성찰과 함 께 눈요기가 충분한 사진으로 가득 찬 이유다. 강원도 영월의 청룡포와 장릉은 단종의 비애가 서린 곳 이다. 청계천 영도교에서 눈물로 단종을 떠나보냈던 정순 왕후 송씨는 죽어서도 단종을 만나지 못하고 남양주 사릉 에 묻혔다. 장릉 앞의 정령송은 1999년 사릉에서 옮겨 심 어졌다. 오백 년도 더 지난 뒤에 왕과 왕후가 소나무를 통 해 눈물의 재회를 한 것이다. 시인은 굳이 ‘눈물을 흘리라’ 고 말하지 않지만 독자의 마음은 이미 오백 년 역사의 숲 을 거닐며 촉촉한 마음으로 젊은 날의 연인의 손을 잡는 다. 여행을 죽도록 하는 저자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치는 곳은 어디에 있을까. 그 길은 거제도 장승포 에서 배로 15분 거리에 있는 지심도에 있다. 지심도의 얼 굴은 동백꽃이다. 그러므로 지심도는 붉은 등이 온 섬을 뒤덮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에 가는 것이 좋다. 저자 이호준 나무옆의자 2016.03.23 여행작가 이호준의 힐링 여행사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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