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6월호
85 법무사 2016년 6월호 한다, “내려놓아라” 최보기 북 칼럼니스트 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장 남자의 로망, 카메라와 함께 꾸리는 배낭여행 지심도에서는 파도들도 사람의 말을 하는데 가만 들어 보면 “내려놓아라, 내려놓아라” 노래한다. 그러니까 이 섬에 서는 모든 걸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된다. 지심도에선 길이나 방향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어느 길을 택해도 하나로 연결 된다. 아니, 길을 잃은 사람만이 다시 찾을 수 있는 법, 잃었 다 싶으면 저만치서 기다려주는 것이 지심도의 길이다. 이 섬에서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볼거리를 몇 개쯤 놓 쳐도 괜찮다. 어디를 가도 볼거리가 지천이기 때문이다. 길 고, 좁고, 구부러지는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며 시작되는 지심도 트래킹은 나무와 꽃과 산새, 절벽과 파도와 바다, 그 바다의 향긋함을 실은 해풍이 한꺼번에 우르르 온몸을 공격하는, 무념무상의 비장함이 있다. 이제 꾸린 배낭을 메고 카메라를 챙겨 무작정 가출(?)을 감행하자. 이호준을 따라 부여 무량사와 서천 신성리 갈대 밭으로부터 예의 강원도 영월 청령포를 지나 충청도 예산 추사 고택 거쳐 수덕사 ‘불국토에 서서 목탁 소리에 마음 을 씻’어보자. 그렇게 모두 26곳의 명경한 곳들을 걷다가 3월이 오면 지심도, 그 섬에 꼭 가보자. 마음 한켠에서 묵직하게 우리 를 눌렀던 삿된 마음들이 어느새 깨끗이 씻겨나가 사이다 같은 가슴을 얻게 될 것이다. 이호준은 아마도 기차와 버스, 배로 여행을, 김훈은 ‘자 전거 여행’을 했기에 우리는 뚜벅뚜벅 걸어서 돌아보자. 뭐 하나라도 그들과 차별화를 해야 하니까. 흔히들 남자의 로 망이 시계, 만년필, 자동차라고 말들 하지만 대부분의 남 자들이 진짜로 꿈꾸는 로망은 바로 이것이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이호준의 터키 기행』,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아브라함 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문명의 고향 티그리스 강을 걷 다』 등 국내외 여행기는 물론이고, 산문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등 왕성한 여행 저작 활동을 해왔던 저자는 올해 초 사진작가 김진 석과 북극의 오로라를 찾아 떠났다. 아마도 지금, 그는 그 기막힌 여정을 담은 사진과 기록 을 엮은 책 때문에 분주할 것이 분명하다. 더불어 읽기 김지향 지음 인사이트북스 펴냄 워너비하우스 in 제주 『 』 제주에 정착한 기자 출신 저자가 600여 개의 게스 트하우스 중에 60여 곳을 직접 방문해 최종적으로 추 (秋)의 작은 집, 레프트핸더, 터무니, 샐리와이메다 등 11곳을 엄선, 심층 인터뷰와 촬영을 했다. 알토란 같은 땅이나 구옥을 손에 넣게 된 노하우, 리모델링 비용, 운 영 노하우, 월 매출 등이 정보의 핵심이다. ‘집주인은 좋으나 손님에게는 불편한, 또는 손님에게 는 좋으나 주인의 손길이 너무 가는’ 시설이나 디자인, 운영방식 등 디테일한 경험도 나눠준다. 기자였던 저자 의 날카로움이 책의 완성도를 극대로 높였다. 제주도에 정착한 젊은 사진작가 지원국의 사진도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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