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6월호

87 법무사 2016년 6월호 으로 유지되는가? 법정에 선 경찰청장은 경찰의 무선채널이 갑자기 비공 개로 바뀐 경위와 초동수사 기록의 부재를 밝히는 과정에 서 실체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지시 를 내리지 않았고, 현장업무를 관여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라는 책임 회피성 태도로 일관한다. 이 모습 에서 얼마 전 세월호 특별조사 과정에서 발언하던 해양청 장의 얼굴이 겹쳐진다. 영화 속의 대형 법무법인 광평은 처음 박재호 사건을 접 하지만 수임을 거절한다. 하지만 지방대 출신의 국선 변호 인 윤진원이 이 사건을 맡아 여론의 주목을 받자 박재호 를 찾아가 판사 출신 변호사의 전관예우를 언급하며 윤진 원을 배제하고 사건을 가로챈다. 이 장면 역시 위안부 할머님들과 소송 중인 미쓰비시사, 인체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 판매로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케 한 가해 법인의 변호를 맡은 모 법률가 단체의 모 습을 떠올리게 하며 법조윤리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공권력 남용, 그들만의 리그 속 비뚤어진 신념 물론 현실과 영화가 다른 측면도 있다. 영화 속에서 박 재호 사건을 담당한 판사는 당해 사건의 검사와 친한 대 학동기이면서도 별 문제 삼지 않고 재판을 진행시키려 하 지만, 여론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마지못해 국민참여재판 을 허가한다. 반면, 최근 모 화장품회사 대표와 관련한 법조비리게이 트에서 남부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브로커를 만난 다음 날 브로커 관련 사건이 자신에게 배당된 사실을 알고 소신 있게 기피신청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인맥과 브 로커가 작동하는 법조계의 현실을 영화가 차용한 것이라 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관객이 기대하는 해피엔딩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의 결말은 더욱 현실에 가깝다. 그래서 영화는 관객들, 특히 법조계 종사자들이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안겨준다. 이 영화에서 특히 필자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장면 곳곳에 서대조적인인간군상의모습을만날수있다는점이다. 주인공 윤진원은 박재호 사건을 통해 무능력하고 의지 박약한 변호사에서 유능하고 강인한 의지를 가진 변호사 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검사 홍재덕(김의성 분) 은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기꺼이 공권력을 남용하는 악행 을 행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당당하기만 하다. 선과 악의 대조적인 두 사람의 미래는 더욱 인상적이다. 만천하에 악행이 드러나 법복을 벗은 홍재덕은 지방대 출 신 윤진원이 꿈꾸던 법무법인 광평으로 출근하며 윤진원 을 향해 읊조린다. “국가란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봉사를 하는 그 기반 위에서 유지되는 거다. 박재호는 희생을 했고, 나 는 봉사를 한 것이다. 근데 너는 뭘 한 거냐?” 검사 홍재덕은 그들만의 리그 속에 건재하며 국가를 위해 박재호와같은약자들이희생해야한다는자신의신념을지 키며 살아간다. 그 신념이 소수의 기득권층과 특정세력만을 위한잘못된사명감이라는사실은결코알지못한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철거현장에 경찰과 같은 공권력이 존재하는 이유는 철거민을 포함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 하기 위해서다. 현실과 닮은 영화 「소수의견」을 보면서 ‘국 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국가 가 존재한다’는 기본을 되새기며, 현재 진행 중인 법조계의 여러 문제가 국민을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 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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