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7월호

77 법무사 2016년 7월호 져 있지만, 최근 들어 환경문제나 여성학 등과 관련하여 『도덕경』에 나타난 세계관이나 자연관, 여성관이 많은 서 구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고 헐고 뚫으며 포크레인과 불도저가 온 산하(山河) 를 파헤치고, 1인당 1만 달러도 부족하여 2만 달러, 3만 달러를 소비해야 잘 산다고 하는 시대에 『도덕경』이 새롭 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도덕경』이 보여주는 가치관의 전복(顚覆)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 자유의 비표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도덕경』의 주요 사상 가치의상대성 “천하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더러운 것이다. 착한 것이 착한 것으 로일지만사실은착하지않다(天下皆知美之爲美, 斯 惡已, 皆知善之爲者, 斯不善已).” 위 구절은 『도덕경』 제2장으로,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 로 상호관계성을 확인하는, 미와 선의 상대성을 설파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그 아름다움 을 지향한다. 그런데 『도덕경』에 따르면 미와 선에 대한 우 리의 집착이 고정관념이 아니냐는 것이다. 가치의 상대성은 여러 측면에서 풀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지 못한 것과 비교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아름다운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비교급을 버리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고, 봄날 피어나 는 목련꽃은 화사하지만 뚝뚝 떨어지는 목련꽃은 추하다. 영원한 아름다움은 없다는 것, 즉, 미와 선이라는 가치의 가변성에 주목하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어떻든 노자의 본심은 미와 선이라는 가치판단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고 인간의 인위적인 관념임을 지적 하는 것이다. 목련꽃은 피고 지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뻐 기지 않으며 자신의 추한 몰락을 서러워하지도 않는다. 목 련꽃의 낙화를 서러워하는 것도 인간일 뿐이다. 천지자연에 아름다움도 착함도 본래 없는 것이다. 이것 이 천지자연의 원래 도(道)이다. 도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 나 모순처럼 보이는 개념들이 서로 다를 것이 없을 뿐 아 니라 빙글빙글 돌아 고정된 성질로 파악될 수가 없다는 것 이다. 무위 (無爲) “이리하여성인은무위로일을하고불언의가르침 을준다(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성인(聖人)’이라는 말은 제2장에서 처음 나오는데 『도덕 경』 전편에서 30번 정도 사용되는 중요한 말이다. ‘성인’이 라고 하면 “윤리적으로 완벽한 사람” 정도로 생각하겠지 만, 본래 뜻은 “‘특이한 감지능력의 활성화를 통해’ 만물의 근원과 ‘참됨’, ‘그러함’을 꿰뚫어 보고 거기에 따라 자유롭 게 물 흐르는 듯 살아가는 사람”을 뜻한다. 『도덕경』에서 그리는 이상적 인간형이다. 이런 성인은 무위(無爲)를 실 천하는 사람이다. ‘무위’라는 것은 「도덕경」에서 가장 중시하는 행동원리다. ‘행위가 없음(non-action)’을 뜻하나 가만히 앉아서 무위도 식하거나 빈둥거린다는 뜻은 아니다. 무위란 행동이 너무 나 자연스럽고(natural), 너무나 자발적(spontaneous)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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