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7월호
80 옳다고 설득되지않는다, 『지지 않는 대화』 문화의 멋 • 시야가 트이는 책 읽기 연설로 설득했던 고대 민주주의 시대의 변론술 바야흐로 격론의 시대다. 도처에 경쟁이 치열해지다보 니 말발이 출발선이다. 대학입시나 대기업의 인재채용도 ‘품행이 방정하고, 성실근면한 자’에서 ‘창의력을 갖춘 자’ 로 바뀐 지 오래다. 창의력을 재보기 위해 대학은 논술, 구 술에 입시사정관까지 두고 있고, 대기업의 면접 기법도 복 잡해지지만 알맹이를 까보면 결국 입심이다. 글이든 말이 든 상대방을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어서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검은 돌을 흰 돌이라고 우겨 도 먹히는가 하면, 흰 돌을 희다고 했는데 불합리한 사람 으로 몰리는 일이 다반사다. 자신의 주장을 조리 있게 펼 치지 못하거나 상대방 주장의 오류나 허점을 간파해 지적 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최초로 민주주의를 ‘발명’했다는 그리스와 그 뒤를 이으 며 오늘날 유럽의 뼈대를 갖추었던 로마시대에는 대화나 연 설을 기막히게 함으로써 상대나 대중을 설득해 자신의 주 장을관철시키는수사학, 변론술이중요할수밖에없었다. 마이크와 스피커는 물론 오늘날 같은 대중매체가 없어 육성으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이뤄졌을 당시에 정치·사 회적으로 중요한 안건의 결정은 특정한 장소에 모인 특정 한 사람들의 ‘말싸움’으로 이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왜 ‘변론’의 대 가일까? 그 답은 일본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명저 『로마 인 이야기』를 읽으면 쉽게 나온다. 당시 로마를 이끌던 지 식인과 정치인들은 아고라(광장)에 모여 수시로 격렬한 토 론을 벌임으로써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었다. 아 고라에서 아테네의 청년들을 향해 ‘너 자신을 알라’고 소 리치다 ‘악법도 법이다’며 독배를 마셨던 소크라테스의 말 발이 플라톤을 거쳐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변론술』이 라는 책으로 완성됐던 것이다. 정복왕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리스토텔레 스가 아테네 교외의 리케이온 광장에 세운 학원에는 날마 다 스승과 제자들 사이의 대화와 토론이 넘쳤다. 그 제자들 에게 읽혔던 책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이었는데, 2,300여년이지난지금에도변론의고전으로우뚝하다. 다카하시 겐타로 지음 라이스메이커 펴냄 아리스트텔레스의 『변론술』에서 뽑아낸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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