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12월호

84 문화의 멋 • 법률이 있는 영화 차경선은 어떻게 강선영이 되었나? 최근 한국 영화에서도 법적인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은 형사나 추리물, 폭력적 인 범죄행위 등 형사적인 문제에 국한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화차」는 범죄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이 투영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다. 일본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화차」는 신용불량자 아버지 에서 시작된 다중채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신 분 세탁용 살인을 저지르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 화는 장민호(이선균 분)가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강선영(김민 희 분)의 행방을 쫓아가는 추리극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왜 강선영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추적해 간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강선영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극 도의 가난과 찰거머리처럼 파고드는 사채업자들의 폭력과 괴 롭힘, 어머니의 죽음과 사망보험금의 의미, 그리고 차경선이 었던 그녀가 ‘강선영’이라는 여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살 인하고 ‘강선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던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살인이 단순히 살인마 악녀라서가 아니 라 ‘빚 권하는 사회’의 희생자로서 살기 위한 극한의 몸부림이 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차경선은 완벽하게 ‘강선영’으로서 다시 살아가고자 했지 만, 강선영 역시 신용불량자로 개인회생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녀는 강선영의 삶에서 도망쳐 또 다른 여성의 삶을 훔칠 계획으로 약혼자에게서 사라졌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차경선이 개인회생이나 파산제도를 통 해 법적 갱생의 길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인생을뺏어서라도, 『화차』 한국 / 미스터리 / 117분 2012.03.08 개봉 15세 관람가 감독 변영주 출연 이선균(장문호), 김민희(차경선), 조성하(김종근) 김청산 법무사(서울중앙회)·연극배우 다중채무자의 파행적인 삶을 그린 미스터리 추리극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