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1월호
13 법무사 2017년 1월호 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좋은 질문입니다. 모든 법률가들이 이 문제에 의문을 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군데를 다 경험한 제가 개인적인 견해를 표명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제가 사 법연수원장을 할 때는 로스쿨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 습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경쟁력 있는 최고의 로스쿨이 사법연수원이라고 생각했고, 법조인이 더 필요하다면 분 원을 만들어 연수원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미 국가 차원의 사법개혁 추진의 일환으로 로 스쿨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 에 대외적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 도 로스쿨 법안이 국회 법사위도 통하지 않고 곧바로 본회 의에 상정되어 폐회 직전 통과되는 것을 보고 상당한 충 격을 받았지요. 저는 여러 가지로 걱정과 불만이 많았지만, 일단 로스쿨 을 시작했으니 혼란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법조양성제도 가 안착해 가도록 하려면 사법연수원의 38년간의 운영경 험과 노하우를 가져와 로스쿨제도의 기초를 세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09년 2월, 사법연수원장직 을 물러나자마자 로스쿨 원장직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로스쿨을 운영해 보니 생각보다 장점이 많 더군요. 법학 이외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3분의2 이상 입 학하여 처음에는 법률에 대해 잘 몰랐지만 학기가 지날수 록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1년 정도 지나자 법학전공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학생들도 생겼고, 2년 정도 지나니까 법학전공자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발전하더군요. 그래서 로스쿨도 잘 하면 좋은 제도가 되겠다고 생각했 고, 사법연수원에서 하던 전공제도, 지도교수제도, 각계에 서 활동하며 존경받는 법률가 등 유명인사 초청 특강, 전 교생 체육대회 등 좋은 교육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서 적용을 했지요. 당시 성균관대 로스쿨을 벤치마킹한 로스쿨도 많아서 어느 정도는 로스쿨의 기초를 닦는 데 일 조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조양성 시스템을 사법연수원 시스템에서 로스쿨 시스템으로 바꾼 마당에 우리 법조계도 어떻게 하면 로스 쿨 시스템을 잘 정착시킬 것인가 하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 법시험을 부활해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혼란만 초래하고, 사법개혁의 취지도 무색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 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법조양성제도의 성공적인 조기 정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데 로스쿨 출신들의 실무능력이 떨어진다는 비 판도 있고, 운영난으로 교육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로스 쿨도 있습니다. 3년 만에 법의 이론과 실무능력까지 만족스러울 정도 로 습득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실무능 력 강화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각자 변호사로서 현장에 서 일하면서 이루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요? 전체적 으로 볼 때는 로스쿨 출신자들이 사법연수원 출신자들에 비해 실무능력은 뒤지지만 창의력과 종합적 사고력에서는 오히려 앞선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 판단입니다. 교육의효율성을높이기위해서는 5년마다한번씩실시 하는로스쿨평가제도를더욱엄격하게적용할필요가있습 니다. 로스쿨이 법률가를 제대로 양성할 수 있는 커리큘럼 부자라고 해서 불이익을 주어서도 안 되고, 가난한 자가 사회적 약자라고 무조건 그 편을 들어서도 안 됩니다.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정의와 함께 사법의 최고이념인 공정성을 지키면서 재판하고 수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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